지난주,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꼭 어딜 가고 싶다고 보채는 말티즈를 데리고, 오랜만에 울산행을 결심했다. 사실 태화강은 예전에 혼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도 강가의 싱그러운 풀내음이 참 좋았어. 이번엔 녀석과 함께라면 더 특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화강 둔치, 개의 첫걸음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바람이 살짝 불었는데, 태화강의 물 냄새가 섞여서 상쾌했다. 강아지는 평소와 달리 리드줄을 잡아끌지 않고, 코를 바닥에 대고 천천히 걸었다. 풀잎 하나하나를 탐구하듯 킁킁대더니 갑자기 털썩 주저앉아서는 풀밭에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아마도 바닥의 촉감이 처음인 모양이었다. 다른 반려견들도 많아서, 그와 눈을 마주친 흰색 푸들이 다가오자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인사했다.
강변 산책로에서 만난 여유
태화강 둔치 산책로는 생각보다 넓고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노견이나 작은 체구의 강아지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나는 강아지를 안고 벤치에 잠시 앉아 강물을 바라봤다. 물결이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평소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여유가 마음을 채웠다. 주차는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주말임에도 한적해서 자리 잡기가 어렵지 않았다. 다만 화장실이 조금 멀어서, 미리 준비해 간 물과 배변봉투가 유용했다.

기억에 남는 순간, 그리고 울산의 품
강아지가 갑자기 멈춰서서 강 건너편을 바라보는 거야. 무슨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본 모양인데, 그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서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꺼내 담았다. 돌아오는 길에 녀석은 차에 타자마자 골고루 잠들어 버렸다. 몸으로 봄을 만끽한 게 분명했다. 울산은 생각보다 반려견과 함께 걷기 좋은 도시였다. 다음엔 태화강 국가정원 쪽도 한번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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