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여름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올여름 초입, 서울은 유난히 후덥지근했다. 에어컨 바람에 지친 우리 강아지 루이(털복숭이 시고르브 잡종, 8살)가 마당 있는 곳에서 놀고 싶다고 징징대는 것 같아서, 주말을 맞아 충남 대천해수욕장으로 달리기로 했다. 사실은 내가 더 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바다 내음 맡으며 루이랑 같이 뒹굴고 싶다는 핑계를 댔으니까.

서울에서 대천까지는 차로 두 시간 반 남짓. 한여름 휴가철이라 고속도로가 좀 밀릴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한결 수월했다. 루이는 뒷좌석에서 창밖을 내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내려 자버렸다. 차멀미 걱정이 많았는데, 편안하게 잠든 모습에 안심이 됐다.

우리가 묵기로 한 곳은 바로 그 유명한 대천해수욕장 애견동반 펜션 중 하나인 ‘바다향기 독(Dog) 펜션’. 미리 전화로 예약하면서 “우리 강아지가 좀 낯을 가리는데, 마당이나 실내에서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방이 있을까요?” 물어보니, 친절하게 “개별 울타리 마당이 있는 객실로 안내해드릴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런 세심함이 참 좋았다.

펜션 도착, 첫인상과 강아지의 반응

대천해수욕장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여름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도착해서 펜션 문을 열자, 루이가 꼬리를 흔들며 재빨리 마당으로 나갔다. 잔디밭은 널찍하고, 바닥에는 냄새가 많이 묻어나지 않도록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루이는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코를 땅에 대고 킁킁대더니, 이내 신나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집 안에만 있다가 이렇게 넓은 공간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확 트이는 기분이었다.

펜션 내부는 깔끔했다. 반려견 전용 매트와 물그릇, 배변 패드가 미리 준비되어 있었고, 침대 시트도 방수 처리된 것 같아서 안심이 됐다. 주인장께서 “여기 개들끼리 만나는 공용 공간이 따로 있고, 해수욕장 전용 출입구까지 걸어서 5분 거리예요”라고 알려주셨다. 주차도 펜션 앞에 바로 할 수 있어서 짐 옮기기도 편리했다.

해수욕장과 산책, 그날의 풍경

오후 늦게 해가 기울자, 우리는 펜션에서 안내한 전용 출입구를 통해 대천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구역이 따로 지정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의 마찰이 없었다. 루이는 처음에는 파도 소리에 놀라 뒤로 물러서더니, 이내 호기심에 발을 담그고 쫄래쫄래 따라왔다.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찍으며 뛰어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신발을 벗고 같이 걸었다. 저녁 노을이 바다에 붉게 번지던 그 순간, 정말로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대천해수욕장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여름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산책 중간에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해변 근처에는 반려견 배변봉투가 비치된 곳이 있지만, 혹시 모르니 여유분을 꼭 챙기시는 게 좋다. 그리고 바닷물에 발을 적신 후에는 깨끗한 물로 한 번 씻겨주는 게 피부에 좋더라. 우리는 펜션으로 돌아와 정원 호스로 루이의 발을 씻겨주고, 타월로 톡톡 닦아줬다.

저녁, 그리고 아쉬운 이별

저녁은 펜션 근처에 있는 반려견 동반 카페에서 간단히 떡볶이와 커피를 사 와서 마당에서 먹었다. 루이는 내 옆에 누워서 간식을 씹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서, 에어컨 없이도 선선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펜션을 체크아웃하며 마지막으로 인근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다.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루이의 활짝 웃는 얼굴을 보니 이번 여행이 정말 행복했다는 걸 실감했다. 서울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루이는 다시 잠들었고, 나는 운전대를 잡으며 다음엔 더 먼 동해안으로 가보자고 다짐했다. 대천해수욕장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이틀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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