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기 전, 반려견과 함께 가벼운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마침 인천 근교에 있는 수목원이 반려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주말 일정을 급히 잡았다. 사실 인천은 항상 공항만 거쳐 가는 곳이라 제대로 둘러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조용한 힐링 여행을 계획했다. 숙소는 미리 알아본 인천 애견동반 펜션 중에서도 마당이 널찍한 곳으로 골랐다. 개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선택 이유였다.
수목원 입구에서 만난 반가운 표정
토요일 아침, 펜션에서 간단히 짐을 풀고 수목원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반려견 동반 차량이 꽤 많았다. 입구에서 리드 줄을 확인하고 들어가는데, 우리 개가 귀를 쫑긋 세우며 주변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숲길에 흥분한 모양이었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나무 사이로 걷는 길은 생각보다 그늘이 많아서 사람도 개도 산책하기 좋았다.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서 잠시 쉬며 물을 마실 수 있었고, 개가 지치지 않도록 천천히 걸었다.

개가 보여준 예상치 못한 반응
평소에는 산책을 좋아하지만 낯선 곳에서는 긴장하는 편인데, 이 수목원에서는 놀랍게도 꼬리를 흔들며 앞서 걸었다. 특히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구역에서는 갑자기 엎드려서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주변에 다른 방문객들이 웃으며 쳐다봤지만, 개가 이렇게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수목원 내부에는 음식물 반입이 제한된 구역이 있으니 간식은 입구에서 미리 챙겨두는 게 좋다. 그리고 반려견 배변봉투는 꼭 두 개 이상 챙기길 바란다. 의외로 긴 코스라서 중간에 비상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펜션으로 돌아와서의 여유

수목원 산책을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오니 개가 금방 지쳐서 거실 바닥에 퍼졌다. 마당에 있는 그늘막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서 피곤함이 싹 가셨다. 저녁에는 펜션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마시며 마당에서 개와 함께 놀았다. 이 인천 애견동반 펜션은 방음이 잘 되어 있어서 개가 밤에 짖어도 다른 객실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사실 이런 디테일이 반려인 입장에서는 가장 큰 장점이다.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개가 마당 한가운데 앉아 새를 쳐다보고 있었다. 별거 아닌 풍경인데도 마음이 평온해졌다. 다음에는 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다시 와서, 이번에는 다른 코스로 수목원을 걸어보고 싶다. 인천이 이렇게 반려견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니,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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