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가을 아침, 영양의 산그리움이 밀려오던 날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전혀 계획적이지 않았다. 지난주 내내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주말 일기예보에 구름 한 점 없다는 문구가 떠 있길래 그냥 차에 올랐다. 인천까지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막상 영종대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바다 내음이 섞인 바람이 창틈으로 들어오는데, 뒷좌석에 앉아 있던 우리 강아지가 창밖을 향해 코를 들이밀며 킁킁거렸다. 아마도 평소와 다른 풍경에 설레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와 강아지 한 마리는 인천 애견동반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사실 처음엔 경북 영양의 산책로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며칠 전 등산을 다녀온 지인에게서 “요즘 영양 단풍이 절정”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바뀌었다가, 또 어느 순간 인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계획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니겠나.

펜션 도착, 그리고 바다 향기

우리가 묵은 곳은 송도 쪽에서 조금 벗어난 조용한 동네에 자리 잡은 작은 펜션이었다. 건물 앞에 주차를 하자마자 강아지가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차에서 내리려고 발버둥 쳤다. 아마도 앞마당에 펼쳐진 잔디밭이 눈에 들어왔나 보다. 체크인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는데, 강아지가 먼저 뛰어 들어가서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참 우스웠다. 마치 “여기 괜찮네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창밖으로는 갯벌이 보이고, 멀리 인천대교가 흐릿하게 걸려 있었다. 누가 뭐래도 이런 풍경은 집 근처 공원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니까.

인천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가을 아침, 영양의 산그리움이 밀려오던 날

저녁 무렵, 강아지와 함께 펜션 앞 산책로를 걸었다. 해가 지면서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는데, 강아지는 전혀 개의치 않고 길가에 떨어진 나뭇잎을 물고 흔들었다. 아마도 가을이 처음인 강아지는 아니지만, 매년 이맘때면 왜 이렇게 신나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추천해준 조용한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중간에 벤치에 앉아 있으니, 강아지가 내 무릎에 앞발을 얹고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 잠깐의 정적이 참 좋았다.

인천 애견동반 펜션, 아침 풍경의 매력

아침에 눈을 뜨니 강아지가 벌써 침대 옆에서 꼬리를 흔들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밖에 나가서 볼일을 보고 싶다는 뜻이었다. 슬리퍼를 끌고 문을 여니 쌀쌀한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잔디밭에 이슬이 맺혀 있었고, 강아지는 그 위를 신나게 뛰어다니며 코로 바닥을 훑었다. 갯벌 쪽에서 날아온 새 몇 마리가 먼 곳에 앉아 있었다. 이른 아침의 조용함이란, 도시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아침 식사 후에는 펜션에서 조금 떨어진 해안가 산책로를 다시 찾았다. 어제와는 다르게 강아지가 리드줄을 당기며 앞장서서 걸었다. 그 모습이 마치 이 길을 잘 아는 길잡이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걷다 보니 작은 포토존이 나왔는데, 거기서 강아지와 함께 사진을 몇 장 남겼다. 돌아오는 길에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 집 강아지도 저기서 사진 많이 찍었어요”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왠지 모르게 반가움이 느껴졌다. 이곳이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들에게 꽤 익숙한 장소라는 걸 알게 되어서였다.

인천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가을 아침, 영양의 산그리움이 밀려오던 날

짐을 싸며, 다음 목적지를 꿈꾸다

점심을 먹고 짐을 정리하는데, 강아지가 가방 옆에 앉아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이미 끝난 건가?” 하는 표정이었다. 아직 오후 시간이 남아 있으니, 차를 타고 조금 더 돌아다니기로 했다. 인천대교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면서 강아지가 창밖 풍경을 구경하는 모습을 보니, 여행의 마지막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이번엔 경북 영양까지 가지 못했지만, 그 대신 바다 내음 가득한 인천에서 충분히 힐링하고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강아지는 골고루 잠이 들었다. 아마도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다녀서 지쳤을 것이다. 나는 백미러로 그 모습을 보면서, 다음엔 정말로 영양의 산길을 걸어볼까 하는 상상을 했다. 그런데 사실 어디가 됐든, 강아지가 옆에 있으면 어디든 좋다는 걸 이번 여행에서 다시 한번 느꼈다.

인천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하룻밤은 짧았지만, 우리네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엔 충분했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을 날을 생각하며, 오늘의 기록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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