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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날씨가 유난히 맑았다. 텃밭에 물을 주다가 문득, 우리 강아지 미소가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게 보였다. 한여름 내내 뜨거운 아스팔트 때문에 제대로 산책도 못 시켜줬던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급하게 짐을 챙겼다. 경남 애견동반 펜션을 검색하다가, 대전 갑천 근처에 개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펜션에서 가까운 거리라니,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우리가 도착한 펜션은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마당이 넓어서 미소가 첫인사부터 꼬리를 흔들었다. 짐을 풀자마자 바로 갑천으로 향했다. 갑천은 생각보다 물이 맑고 얕았고, 강바람이 불어와서 가을의 시작을 제대로 느끼게 해줬다. 미소는 처음엔 낯선 땅에 긴장했는지 내 다리 뒤에 바짝 붙어있었는데, 물가에 도착하자마자 눈빛이 반짝이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물장구를 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도심에서 살면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미안함이 밀려왔다.
강아지가 먼저 찾은 천국, 갑천의 매력
갑천 산책로는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니라 부드러운 흙길과 잔디가 섞여 있어서 강아지 발바닥에 부담이 없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서 앉아서 쉬기도 좋았고, 강아지가 물놀이를 하다가도 금방 제게 돌아와서 옆에 앉아 바람을 쐬는 모습이 너무 평화로웠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이른 아침에 다시 방문했을 때였다. 안개가 살짝 걷히고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이 정말 장관이었다. 미소는 갈대 사이로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웃으며 바라봤다. 주차는 산책로 입구에 넓은 공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편하게 했고, 화장실도 근처에 있어서 반려인으로서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펜션에서 보낸 느긋한 오후
물놀이를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오니 미소는 바로 테라스에 엎드려 낮잠을 청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커피 한 잔을 내려 마당에 앉아 있었다. 경남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바로 이런 여유인데, 이 집은 마당이 넓어서 개줄을 풀어놓아도 안전했고, 울타리도 튼튼해서 마음 놓고 쉴 수 있었다. 저녁에는 바비큐를 해 먹었는데, 굽는 냄새를 맡은 미소가 옆에서 꼬리를 흔들며 구걸하는 게 정말 웃겼다. 결국 뼈는 다 제가 먹었지만.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느낀 건,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반려견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였다. 갑천은 산책하기에 최적이었고, 펜션은 쉬기에 최적이었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 여행지는 흔치 않은데, 이번엔 정말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기 아쉬운, 그래서 또 오고 싶은 곳
마지막 날 아침, 짐을 싸면서 미소가 내 발밑에 조용히 앉아서 올려다보는 눈빛이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그 눈빛을 보면서 나는 이미 다음 일정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가을 단풍이 물들 때쯤 다시 오면, 갑천은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줄 게 분명하다. 경남 애견동반 펜션은 많지만, 이렇게 넓은 마당과 좋은 산책로가 근처에 있는 곳은 흔치 않으니까.
차에 시동을 걸고 펜션을 떠나면서도 미소는 뒷좌석 창밖으로 계속 갑천 쪽을 바라봤다. 다음엔 단풍 구경도 시키고, 더 긴 산책로도 걸어봐야겠다. 우리 강아지에게 이렇게 좋은 추억을 선물할 수 있는 여행지가 또 있을까. 벌써 다음 여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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