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광주에 볼일이 있어서 내려갔다가, 예상보다 일정이 일찍 끝나는 바람에 반나절이 통으로 비었어요. 마침 날씨도 흐릿하니 걷기 딱 좋은 온도라, 차에 있던 강아지랑 어디라도 가보자 싶었죠. 그렇게 발길 닿은 곳이 광주 애견동반 카페였는데, 사실 그날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어요. 바로 제주 올레길 강아지 산책을 준비하면서 “우리 애가 과연 긴 코스를 잘 걸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미리 풀어보는 것이었거든요.
광주 애견동반 카페, 생각보다 훨씬 여유로웠던 오후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강아지가 코를 벌름거리며 먼저 안쪽을 살피더라고요.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재질이라 발 디딤이 편안해 보였고, 테이블 간격도 넉넉해서 리드줄을 풀지 않아도 스트레스가 덜했어요. 제 강아지는 평소에 낯선 공간에서는 한참 경계하다가 자리를 잡는데, 여기서는 금방 매트 위에 엎드려서 앞발을 쭉 뻗고 늘어지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괜히 저까지 어깨가 풀렸어요.

주차는 건물 옆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아서, 주말 낮에 가면 한 바퀴 돌아야 할 수도 있어요. 저는 평일 오후에 방문해서 바로 댈 수 있었지만, 혹시라도 차로 간다면 조금 일찍 움직이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요. 그리고 광주 애견동반 카페를 고를 때 은근히 중요한 게 창가 자리인데, 여기는 창이 크게 나 있어서 강아지가 밖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어요.
올레길을 떠올리며 걸었던 광주 골목
카페에서 나와서 근처 골목을 천천히 걸었어요. 제주 올레길 강아지 산책을 계획하면서 제일 궁금했던 게 “우리 애가 흙길과 돌길을 얼마나 오래 버틸까”였는데, 짧게라도 비슷한 환경을 미리 경험해보자는 생각이었죠. 광주 도심 골목은 아스팔트가 대부분이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흙이 드러난 좁은 길도 있어서 연습 삼아 걷기 괜찮았어요. 강아지는 코를 땅에 거의 붙이다시피 하면서 걸었고, 중간에 마른 풀냄새가 나는 곳에서는 아예 멈춰 서서 한참을 킁킁거렸어요. 그걸 보면서 ‘아, 얘는 올레길 가면 진도가 안 나가겠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죠.

사실 올레길은 코스가 길어서 강아지 체력도 체력이지만, 보호자 컨디션 관리가 더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예전에 무작정 길게 걸었다가 발바닥이 아파서 다음 날 일정을 거의 날린 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짧은 구간부터 시작해보려고요. 광주에서 이렇게 미리 걸어보니, 제주에 가서 어떤 속도로 맞춰야 할지 감이 조금 잡히는 기분이었어요.
다시 떠날 다음 목적지를 생각하며
광주에서 보낸 반나절은 짧았지만, 오히려 짧아서 더 선명하게 남았어요. 카페에서 늘어지던 강아지 얼굴, 골목에서 킁킁대던 코끝, 그리고 제주 올레길을 같이 걸을 날을 상상하던 그 마음까지. 다음에는 제주로 가서 실제로 올레길 한 구간을 걸어보고, 그 경험을 또 이렇게 풀어놓으려고 해요. 광주는 이번 여행의 작은 준비 운동 같았지만, 그 준비가 꽤 든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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