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갑작스럽게 떠난 전북 여행. 원래는 경남 거제도로 반려견과 함께 떠날 계획이었는데, 출발 전날 기상청 예보를 보니 남해안에 강풍과 폭우가 예고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방향을 틀어 전북으로 향했다. 사실 전북은 그동안 반려견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을 제대로 찾아보지 않았던 지역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전북 애견동반 펜션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앞으로도 종종 찾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전북에서의 하룻밤
펜션에 도착했을 때가 오후 네 시쯤이었을 거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 강아지가 코를 벌름거리며 주변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도시에서는 맡을 수 없는 흙과 풀, 그리고 은은한 나무 향에 꽤 흥분한 기색이었다. 펜션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목줄이 팽팽해질 정도로 앞으로 달려 나가더니, 잔디밭 한복판에서 몸을 낮추고 뒹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이번 여행 잘 왔다’ 싶었다.
펜션 사장님은 직접 마당까지 나와서 주차를 안내해 주셨다.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짐을 내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객실 앞에는 작은 개별 마당이 있었는데, 문만 열면 강아지가 바로 나가서 쉴 수 있는 구조라 정말 편했다. 저녁에는 마당에 앉아 강아지랑 같이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별이 쏟아질 듯 반짝였고, 강아지는 내 무릎에 턱을 얹고 조용히 옆에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시끄러운 일들이 다 잊히더라.
전북 애견동반 펜션, 생각보다 더 세심했던 부분들
이 펜션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배려심이었다. 객실 안에 강아지용 방석과 식기가 따로 준비되어 있었고, 물티슈와 배변봉투도 작은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사장님께서 직접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라고 하셨는데, 그 말투가 참 편안했다. 반려견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 거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여행의 만족도를 얼마나 좌우하는지.
아침에는 펜션 앞 산책로를 따라 강아지와 함께 걸었다.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풀밭을 밟으며 걷는데, 강아지가 자꾸 멈춰 서서 발에 묻은 물기를 핥아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몇 번이나 사진을 찍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목줄만 잘 잡고 있으면 큰 불편함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다만 아침 일찍 걸을 때는 안개가 짙어서 발밑을 조심해야 한다.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나갔다가 살짝 미끄러질 뻔했다.

아쉬움보다는 다음을 기약하며
전북 여행은 짧았지만 알찼다. 거제도로 가지 못한 게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덕분에 전북 애견동반 펜션이라는 새로운 장소를 알게 됐으니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 다음에는 좀 더 긴 일정으로 전북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강아지랑 함께할 수 있는 카페나 산책 코스를 더 찾아볼 생각이다. 물론 그때도 이 펜션에 다시 들를 예정이다.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는 차 뒷자리에서 곤히 잠들었다. 그렇게 푹 잘 자는 모습을 보니, 이번 여행이 강아지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나 보다.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처음 계획했던 거제도로 다시 떠나볼 생각이다. 그때도 아마 전북에서의 이 밤을 잊지 못하고 중간에 들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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