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 갑자기 밀려온 한파 예보에 원래 계획했던 경북 영양 반려견 등산 일정을 급하게 접었다. 대신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전남으로 향했다. 겨울 바람이 덜 매섭다는 이야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차 안에서 잠든 강아지 옆모습을 보니 이 결정이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전남 애견동반 펜션. 사실 처음엔 ‘펜션에서 하루 자고 다음 날 영양으로 올라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전남 애견동반 펜션, 생각보다 훨씬 넉넉했던 마당
도착하자마자 강아지가 차 문이 열리기도 전에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당을 향해 곧장 뛰어갔다. 잔디는 겨울이라 누렇게 변해 있었지만, 넓은 마당을 마음껏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집 앞 산책만 하던 게 조금 미안해졌다. 펜션 사장님이 미리 준비해 둔 배변봉투함도 눈에 띄었고, 울타리도 튼튼하게 쳐져 있어서 목줄을 풀어줘도 될 만큼 안전했다.

주차는 건물 바로 앞에 두세 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짐이 많아도 동선이 짧아서 편했다. 다만 겨울엔 해가 짧아서 오후 4시만 넘어도 금방 어두워지니, 도착 시간을 조금 여유 있게 잡는 게 좋겠다 싶었다.
다음 날, 영양 등산 대신 펜션 주변 산책로를 골랐다
원래는 경북 영양 쪽 등산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전남 애견동반 펜션 주변에 잘 정비된 둘레길이 있다는 걸 알고 방향을 바꿨다. 아침 일찍 나섰는데, 강아지가 낙엽을 밟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걸음이 빨라졌다. 중간에 만난 다른 반려인과 잠깐 인사를 나눴는데, 다들 이 근처가 강아지랑 걷기 좋다고 입을 모았다.

솔직히 말하면, 등산을 포기한 게 아쉽지 않았다. 오히려 무리하게 산을 오르는 것보다 강아지 컨디션에 맞춰 천천히 걷는 게 훨씬 낫다는 걸 새삼 느꼈다.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가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면서도 꼬리를 흔들었는데, 그 모습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값진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
전남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하룻밤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화려한 시설은 아니었지만, 강아지가 마음껏 뛸 수 있는 공간과 반려인을 배려한 작은 디테일들이 기억에 남았다. 다음에는 날이 좀 풀리면 다시 전남 쪽으로 내려와서, 이번엔 경북 영양 등산 코스도 함께 도전해볼까 한다. 강아지가 산길을 얼마나 잘 따라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그날을 위해 조금씩 체력도 길러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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