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함께 떠난 경북 애견동반 펜션, 올레길 대신 만난 가을 산책로

지난주에 제주 올레길을 강아지와 걸어보려고 비행기 표까지 알아봤다. 그런데 10살 된 우리 콩이가 요즘 비행기 탑승을 유난히 힘들어해서 결국 방향을 틀었다. 대신 차로 갈 수 있는 경북으로 발길을 돌렸고, 그곳에서 경북 애견동반 펜션을 한 곳 찾아 이틀 밤을 묵었다. 제주 바람 대신 경북의 소나무 숲 냄새를 맡게 된 건데,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낯선 길에서 더 신나 하던 아이

펜션에 도착한 게 오후 세 시쯤이었는데, 마당에 내려놓자마자 콩이가 코를 바닥에 붙이고는 한참을 킁킁거렸다. 제주 흙이 아니라 경북의 마사토라서 그런지 냄새가 낯선 모양이었다. 그래도 십 분쯤 지나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잔디밭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펜션 사장님이 미리 준비해둔 배변봉투함이 현관 옆에 있었고, 울타리도 강아지 키 높이보다 훨씬 높게 쳐져 있어서 목줄을 풀어줘도 마음이 놓였다. 다만 마당 조명이 저녁 여섯 시에 자동으로 켜지는데, 그 전까지는 좀 어두워서 해 지기 전에 산책을 마치는 게 좋겠더라.

강아지와 함께 떠난 경북 애견동반 펜션, 올레길 대신 만난 가을 산책로

숙소 근처에 올레길처럼 잘 닦인 둘레길이 있다고 해서 다음 날 아침 일찍 나섰다. 제주 올레길처럼 바다가 보이진 않았지만, 대신 계곡 옆으로 난 흙길이 십 리 넘게 이어져 있었다. 콩이는 물소리가 나는 쪽으로 자꾸 가려고 해서 몇 번이나 줄을 당겨야 했다. 경북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산책로 접근성을 꼭 확인하라는 말을 여기서 실감했다.

준비물은 생각보다 단출해도 됐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잘한 준비는 강아지 발 씻는 용기와 수건을 챙긴 것이었다. 흙길이라 발에 마사토가 잔뜩 묻어서 펜션 들어가기 전에 현관 옆 수도꼭지에서 씻겨야 했는데, 사장님이 미리 호스를 꺼내두셔서 편했다. 주차는 펜션 앞마당에 두 대까지 넉넉하게 댈 수 있었고, 차에서 내려서 방까지 강아지가 걸어가는 동선에 계단이 없어서 노령견에게도 부담이 없었다. 다만 주변에 편의점이 차로 십오 분 거리라 간식이나 물은 미리 사 가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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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엔 근처 시장에 들렀다. 강아지랑 같이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많진 않아서 결국 포장을 해서 펜션 마당에서 먹었다. 콩이는 내가 먹는 내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다가, 내가 고기 한 점을 떼어주자 그제야 만족한 듯 누워서 낮잠을 잤다. 그 모습을 보면서, 꼭 유명한 여행지가 아니어도 강아지랑 함께면 어디든 좋은 여행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벌써 다음을 그린다

이틀 동안 경북 애견동반 펜션에서 지내면서 제주 올레길에 대한 미련은 조금 사라졌다. 오히려 차로 갈 수 있는 곳들을 더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콩이 나이가 있어서 이동 거리가 길면 힘들어하니까, 앞으로는 경북이나 강원 쪽으로 두세 시간 거리의 숙소를 자주 이용할 것 같다. 다음엔 단풍이 절정일 때 다시 와서 그 둘레길을 끝까지 걸어보고 싶다. 그때도 콩이가 지금처럼 코를 바닥에 붙이고 신나게 앞장서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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