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갑작스러운 일정 때문에 경남 쪽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평소라면 강아지랑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몇 날 며칠 검색하고 계획을 세우는 편인데, 이번엔 시간이 촉박해서 거의 즉흥적으로 짐을 쌌다. 창밖으로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괜히 마음이 들떴던 건, 아무래도 오랜만에 떠나는 1박 2일이었기 때문이겠지. 이왕이면 발길 닿는 대로 편하게 쉬다 올 수 있는 경남 애견동반 펜션을 한 곳 잡아두고, 근처에 강아지랑 산책이라도 다녀오자는 생각이었다.
낯선 곳에서도 금세 자기 자리를 찾는 녀석
펜션에 도착했을 때, 우리 강아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바닥에 붙이고 킁킁대기 시작했다. 새집 냄새가 신기한지 마당을 몇 바퀴 돌더니, 이내 현관 앞 러그 위에 배를 깔고 드러누웠다. 평소엔 낯선 곳에 가면 한참을 서성이는 편인데, 그날은 유난히 빨리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앞마당이 넓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데다, 주변에 다른 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그런 녀석을 물끄러미 보다가, 캐리어에서 장난감 하나를 꺼내 굴려줬다. 비 오는 날이라 실내에서만 놀아야 했지만, 그래도 꼬리를 흔들며 쫓아다니는 걸 보니 괜히 뿌듯했다.

비 때문에 미뤄둔 산책, 대신 마당에서
원래는 근처 해안가를 걸어볼 계획이었는데, 오후 내내 비가 그칠 기미가 없어서 그냥 펜션 마당에서 짧게 발을 풀었다. 잔디가 깔린 공간은 아니었지만, 바닥이 잘 정돈돼 있어서 발 씻기기는 편했다. 강아지가 흙탕물을 밟고 들어올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큰 웅덩이는 없었다. 다만 습한 날씨 탓인지 모기나 벌레가 조금 있었으니, 이맘때 경남 애견동반 펜션을 찾는다면 모기 기피제 하나쯤 챙겨가는 게 좋겠다. 주차는 건물 앞에 두세 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짐 옮기기는 수월했다.
다음에 또 온다면

밤에는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잤다. 빗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서 오히려 잠이 잘 왔다. 강아지는 내 발치에 붙어 자다가, 새벽에 한 번 일어나 물을 마시고 다시 돌아와 누웠다. 그 소소한 움직임마저 괜히 정겹게 느껴진 건, 아마 오랜만에 아무 일정 없이 둘만의 시간을 보내서였을 거다. 다음에 경남 쪽으로 또 발길이 닿는다면, 그때는 비가 오지 않는 날을 골라서 이 경남 애견동반 펜션에 다시 들러보고 싶다. 그리고 그땐 꼭 근처 산책로도 함께 걸어보려고 마음먹었다.
이번 경남 여행은 짧았지만, 강아지랑 함께 쉬어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아마 또 즉흥적으로 떠나게 되지 않을까. 그때도 오늘처럼, 별일 없이 편안한 하루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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