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충북 쪽으로 향하던 길에 갑자기 하늘이 찌푸리더니 빗방울이 톡톡 떨어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충북 외곽의 조용한 카페에 들를 생각이었는데, 예보에 없던 비라 계획을 살짝 틀었다. 차 안에서 강아지가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게 왠지 미안해서, 목적지를 조금 더 서쪽으로 잡고 군산 애견동반 식당을 검색해봤다. 충북에서 출발하면 꽤 거리가 있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멀리 가볍게 다녀오자’는 마음이 앞섰다.
비 오는 날의 이동, 그리고 도착
차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리자 강아지가 뒷자리에서 자세를 고쳐 앉으며 코를 킁킁거렸다. 창문을 조금 열어주니 젖은 흙 냄새가 확 들어왔는지 고개를 쭉 내밀고 한참을 냄새 맡더라. 목적지 근처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는 동안에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걸 보니, 이 녀석도 답답했던 차 안에서 벗어나 반가운 모양이다. 주차 공간은 가게 앞에 두세 대 정도 댈 수 있는 자리가 있었고, 운 좋게 바로 앞에 세울 수 있었다.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주차 난이도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공간이 넓고 조용했다. 테이블 간격도 여유 있어서 강아지가 옆자리 신경 쓰지 않고 누워 있기 좋았다. 직원분이 물그릇을 먼저 챙겨주셨는데, 강아지가 그걸 보고 먼저 다가가서 혀를 쪽쪽 대는 걸 보니 괜히 나까지 흐뭇해졌다. 이날 주문한 건 담백한 국수 한 그릇과 따뜻한 차 한 잔.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여행 중 부담 없이 먹기 좋았다.
강아지도 편안했던 식사 시간
식사하는 동안 강아지는 테이블 아래 내 발등에 턱을 대고 얌전히 누워 있었다. 가끔 다른 테이블에서 인사 오는 사람이 있으면 고개만 살짝 들어 반응하고 다시 엎드리곤 했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늘 긴장하는 편인데, 이날은 유독 편안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빠졌다. 군산 애견동반 식당을 찾아 이렇게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실내가 쾌적하고 환기도 잘 되어 있어서, 반려견과 함께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밥을 다 먹고 나서 잠깐 근처를 산책했다. 비가 그친 뒤라 바닥이 살짝 젖어 있었지만 강아지는 신나서 앞발을 첨벙이며 걸었다. 여행지에서 반려견과 함께 밥을 먹고 산책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장점이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조금 더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북으로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강아지는 뒷자리에서 곧잘 잠들었다. 충북 방향으로 다시 달리면서, 짧지만 알찼던 하루를 떠올려봤다. 충북에서 시작해 군산 애견동반 식당까지 다녀온 이번 여정은 예정에 없던 즉흥 여행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다음에는 충북 인근의 다른 애견 동반 장소도 천천히 찾아볼 생각이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조금 서툴고 느리지만, 그 느림이 주는 여유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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