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갑자기 하늘색이 짙어지더니 경북 쪽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어요. 원래는 부산 해운대 쪽으로 강아지랑 산책이나 다녀올까 했는데, 문득 ‘이번엔 좀 더 멀리, 조용한 곳으로 가보자’ 싶더라고요. 그래서 차를 몰고 경북으로 향했는데, 가는 길에 창문을 열어주니 우리 강아지가 코를 씰룩이며 바람을 맡는 모습이 참 좋더군요. 그렇게 도착한 곳은 미리 알아봐둔 경북 애견동반 펜션이었어요.
펜션 마당에 발을 들이자마자 달라진 강아지의 표정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아지가 목줄을 팽팽하게 당기며 앞발로 땅을 살짝 긁었어요. 그러더니 넓은 잔디 마당을 향해 한참을 서성였죠. 평소엔 낯선 곳에서 한참을 망설이는 편인데, 이날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먼저 마당으로 걸어 들어가더라고요. 펜션 사장님이 “강아지 편하게 놀다 가라고” 하시면서 작은 공 하나를 건네주셨는데, 그걸 던져주니 이 녀석이 신나서 마당을 세 바퀴나 뛰었어요. 숙소 앞에 작은 평상이 있었는데, 해 질 무렵엔 거기 올라가서 턱을 괴고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 꼭 이 집 주인이라도 된 듯했죠.

조용한 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의 산책
밤에는 주변이 참 고요했어요. 도시에서는 잠깐만 나가도 차 소리와 사람 소리에 예민해지던 녀석이, 여기서는 바람 소리랑 벌레 소리에만 귀를 쫑긋 세우더니 이내 제 품에 파고들어 잠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펜션 주변 길을 따라 산책을 나섰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공기가 차갑고 상쾌했어요. 강아지가 길가 풀숲에 코를 박고 한참을 머물러서 “뭐가 그렇게 재밌니” 하고 물었더니, 그냥 고개만 갸우뚱하더라고요. 참고로 이 근처는 주차 공간이 넓어서 차 대기가 편했고, 펜션 앞 도로가 한적해서 목줄만 잘 잡고 있으면 산책하기 괜찮았어요. 다만 밤에는 가로등이 거의 없으니 작은 손전등 하나 챙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

사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강아지가 처음으로 낯선 곳에서 먼저 편안함을 표현했다는 점이에요. 경북 애견동반 펜션 중에서도 이곳은 잔디밭이 넓고 조용해서, 사람 많은 곳을 부담스러워하는 강아지한테 특히 잘 맞을 것 같더라고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다른 경북 애견동반 펜션도 한두 군데 들러보고 싶어요. 우리 강아지가 이번 여행에서 보여준 그 느긋한 표정을 또 보고 싶거든요.
이번 경북 여행은 짧았지만, 강아지랑 나란히 앉아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던 시간이 참 좋았어요. 다음엔 좀 더 멀리, 다른 계절에 또 와보자고 혼잣말처럼 말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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