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창밖을 보니 하늘이 유난히 맑았다. 요즘 부쩍 차가워진 바람 탓에 미뤄두었던 여행 계획을 다시 꺼내 들었다. 원래는 부산 자갈치 시장 쪽으로 발길을 돌려볼까 했지만, 막상 아이와 함께 장거리 운전을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방향을 인천으로 틀었다. 사실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인천 애견동반 펜션이 한 곳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짐을 싸는 내내 강아지가 현관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기대에 찬 눈으로 쳐다보는 통에, 괜히 나까지 마음이 들떴다.
바다 냄새가 스며든 인천의 작은 쉼터
펜션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반긴 건 넓은 마당이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아지가 목줄이 풀리기 무섭게 잔디 위를 몇 바퀴나 뛰어다녔다. 코를 땅에 대고 이리저리 킁킁거리다가, 낙엽 더미를 발견하고는 앞발로 헤집으며 한참을 놀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웬지 모를 뭉클함이 밀려왔다. 도심 아파트에서 늘 좁은 산책로만 오가던 아이에게 이 넓은 공간이 얼마나 반가웠을까 싶어서다. 펜션 사장님도 친절하게 마당에서 목줄 없이 놀아도 된다고 해주셔서 마음 편히 시간을 보냈다.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차를 세워두고 짐을 옮기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 다만 펜션 진입로가 살짝 좁은 편이라 초행길이라면 조금 천천히 들어가는 게 좋겠다. 숙소 안은 전체적으로 따뜻한 조명과 나무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서, 비 오는 날이나 겨울철에 와도 아늑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강아지가 옆에 붙어서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이런 조용한 순간을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인천 애견동반 펜션을 찾는구나 싶었다.
자갈치 시장 이야기가 괜히 떠오른 밤
저녁 무렵, 펜션 근처 해안도로를 따라 가볍게 산책을 나섰다. 바람이 제법 차가웠지만 강아지는 신나서 앞장서 걸었다. 문득 예전에 부산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강아지를 데리고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지금은 이렇게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게 새삼 고마웠다. 시장 골목의 활기찬 소리 대신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귀에 들어왔지만, 그 나름대로 여유롭고 좋았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간단히 저녁을 챙겨 먹고 강아지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봤다. 평소에는 늘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다가,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오랜만이라 꽤 충전되는 기분이었다. 다음에 다시 이 인천 애견동반 펜션을 찾는다면, 좀 더 여유 있게 2박을 하면서 주변 해변도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강아지와 나 모두에게 좋은 쉼표가 된 여행이었다. 떠날 때 강아지가 차 뒷자리에 올라가서도 한참 동안 창밖을 바라보며 펜션 쪽을 쳐다보더라. 그 뒷모습이 왠지 애처롭게 느껴져서, 집에 가는 길에 내내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할까 혼자 궁리했다. 인천은 생각보다 반려견과 함께 다닐 만한 곳이 꽤 많아서, 계절이 바뀌면 또 한 번 발길을 돌려볼 생각이다. 다음에는 부산 쪽도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코스를 미리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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