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경북 영양 쪽 산길을 강아지와 함께 걸어볼까 하고 지도를 펼쳤다가, 막상 당일 왕복은 무리겠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에 하룻밤을 끼워 넣기로 했고,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이 울산 애견동반 펜션이었어요. 영양에서 차로 내려오는 길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귀가 길의 피로를 덜어주는 위치였거든요. 요즘 같은 초가을엔 해가 짧아서 오후 산행을 마치면 어둑해지기 십상이라, 숙소를 미리 정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양 산길에서 보낸 오후
영양의 등산로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강아지가 리드줄을 조금 길게 해도 여유가 있었어요. 낙엽이 쌓인 구간에서는 코를 땅에 붙이고 냄새를 맡느라 제 속도로 걷질 않더군요. 중간 평평한 쉼터에 앉아 물을 줬더니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다가 제 무릎에 턱을 얹고 잠깐 졸았습니다. 그 모습이 참 좋아서 한참을 그냥 앉아 있었네요. 다만 흙길이 생각보다 미끄러운 구간이 있으니 발바닥 상태를 중간중간 확인해 주시는 게 좋고, 물은 넉넉히 챙기시길 권해요.
산행을 마치고 차에 오르니 둘 다 지쳐서 말이 없었어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고 내려오는 동안 창밖으로 익어가는 논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울산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저녁
도착하니 마당이 넓은 독채 형태라 강아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신나서 몇 바퀴를 돌더라고요. 실내는 생각보다 깔끔했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재질이라 미끄럼 걱정을 덜었어요. 저는 펜션 고를 때 늘 바닥 재질과 마당 유무를 먼저 보는데, 여기는 둘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짐 내리기가 편했어요.
저녁엔 마당에서 간단히 바비큐를 했는데, 강아지가 연기 냄새를 맡고 옆에 붙어서 떨어지질 않더군요. 결국 구운 고기 한 조각을 식혀서 조금 나눠줬습니다. 밤에는 조용해서 발소리만 들릴 정도였고, 강아지도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엔 마당을 한참 뛰어놀다가 스스로 들어와 누워버리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느긋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건, 산행 자체보다 하룻밤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느냐가 전체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점이었어요. 다음에 이 코스를 다시 돈다면 울산 애견동반 펜션 쪽에 조금 더 일찍 도착해서 낮 시간 마당을 충분히 써보고 싶습니다.
돌아오는 길
체크아웃하고 나서는 근처에서 아침 산책을 짧게 하고 바로 출발했어요. 강아지는 차에 타자마자 창가 자리에 엎드려서 곧잘 잠들었고, 저는 조용한 음악을 틀고 천천히 달렸습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산길과 숙소가 적당히 나뉘어 있어서 무리 없이 다녀왔다는 생각이에요. 다음엔 강아지가 물놀이를 좋아하니 계곡 쪽 코스로 한 번 더 나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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