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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친구가 경남 통영으로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축하 인사도 할 겸, 평소에 잘 못 가는 남쪽 바다를 보러 가는 길이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낙동강 하구의 넓은 들판과 잿빛 하늘을 보며 ‘오랜만에 시골 냄새 맡으러 왔구나’ 싶었다. 그런데 마침 경남을 지나면서, 송도라는 곳에 반려견 운동장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송도 하면 인천이 떠오르지만, 여긴 경남의 송도였다. 평소에 좁은 아파트 단지에서만 뛰놀던 우리 개에게 바다 내음 가득한 운동장은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다.
개가 하늘을 나는 순간
도착했을 때, 운동장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인천 송도의 거대한 잔디밭과는 달리, 조용한 동네 공원 한켠에 마련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주변이 탁 트여 있어서 답답함은 없었다. 우리 개는 처음엔 낯선 냄새에 코를 바닥에 대고 폴폴 파다가, 이내 주변을 살폈다. 그러더니 갑자기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꼬리는 하늘을 향해 휘어져 있었고, 네 다리는 흙바닥을 박차며 거의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평소엔 얌전한 녀석이, 저렇게 자유로워 보일 수가 없었다. 바닷바람이 털을 휘날리게 하고, 입가에 침을 흘리며 웃는 표정이 너무나 생생했다.
주차와 분위기, 그리고 작은 팁

주차는 운동장 바로 옆에 마련된 공터가 있었는데, 다행히 한산한 시간대라 자리가 넉넉했다. 다만 주변에 편의점이나 카페가 따로 없어서, 물과 간식은 미리 챙겨가는 게 좋다. 운동장 바닥은 잔디보다는 흙과 모래가 섞인 느낌이었는데, 비 온 뒤엔 질척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대신, 인근에 작은 산책로가 있어서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고 나면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을 수 있었다. 사람들의 동선도 복잡하지 않아서, 반려견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놀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인천 송도처럼 관광객이 북적이지 않아서, 우리 개가 다른 강아지와 부딪힐 걱정 없이 마음껏 뛰놀 수 있었다.
가을 바다와 작별 인사
해가 기울면서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우리 개는 지친 몸을 이끌고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헥헥거렸다. 발바닥에 묻은 모래를 털어주며, ‘여기서 좀 더 놀고 싶었지?’ 하고 물어봤다. 녀석은 내 손등을 핥으며 대신 인사했다. 경남 송도는 화려하지 않지만, 반려견과 함께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다음엔 진해의 가을 바람도 함께 맞으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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