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찾은 댕댕이 낙원, 마음까지 촉촉해진 하루

지난주, 갑자기 내린 봄비가 채 마르지 않은 토요일이었다. 마당에서 뒹구는 걸 좋아하는 우리 댕댕이 초코가 집 안에서 빙글빙글 돌길래 “오늘은 좀 먼 데 가볼까?” 하고 경남 행을 급히 결정했다. 마침 지인이 추천해준 인천 애견 동반 공원이 경남 근처에 있는 줄 알고 착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전혀 다른 매력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라면 방향이 틀려도 괜찮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숨 쉬는 공간, 뛰노는 초코

경남에 도착해 찾아간 공원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초코가 꼬리를 흔들며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있었다. 강아지 전용 놀이터는 따로 없었지만, 그게 오히려 좋았다. 개들이 서로 부딪힐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으니까.

초코는 평소엔 얌전한 편인데, 이날은 완전히 다른 개가 됐다. 풀밭을 이리저리 구르고, 떨어진 나뭇가지를 물고 와서는 내 앞에 던져 달라고 내밀었다. 한참을 놀다 보니 발바닥이 진흙으로 범벅이 됐지만,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혼내기보다는 그냥 웃어버렸다. 주차장에서 차까지 5분 거리인데, 초코가 지쳐서 걷지 못할까 봐 물통과 수건을 챙겨온 게 신의 한 수였다.

함께 쉬는 법을 배우다

점심때가 되자 공원 근처에 있는 카페로 발길을 돌렸다. 의외로 경남 지역에는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카페가 꽤 있었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 테라스가 넓고, 개별 의자마다 리드줄을 걸 수 있는 고리가 달려 있었다. 초코는 테라스 바닥에 엎드려 내가 주는 간식을 기다리다가, 옆 테이블 강아지가 짖자 귀를 쫑긋 세우고는 다시 내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커피를 마시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반려견과 여행을 다닌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낯선 곳에서 긴장하는 건 나도 강아지도 마찬가지라는 걸. 그래도 이렇게 함께 느긋하게 앉아 있으면 서로의 불안이 조금씩 사라지는 게 느껴진다. 카페 사장님이 “우리 강아지가 잘 적응하네요”라고 말해줬는데, 그 한마디에 기분이 확 풀렸다.

경남에서 찾은 댕댕이 낙원, 마음까지 촉촉해진 하루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가볍다

해가 기울 무렵 공원을 나서며 초코를 차에 태웠다. 뒷좌석에서 골아떨어진 녀석을 보며 ‘오늘 하루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차 빼느라 애먹지 않은 점, 공원 내 화장실이 깔끔했던 점이 특히 좋았다. 단, 모기나 벌레가 좀 있어서 여름에 갈 땐 방충 스프레이를 꼭 챙겨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경남 땅에서 보낸 하루는 마치 느긋한 친구와 수다를 떤 것처럼 편안했다. 다음엔 근처에 있는 작은 계곡도 들러보고 싶다. 초코가 물놀이를 좋아할지 궁금해지면서, 벌써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태그: 경남 여행, 반려견 동반 공원, 댕댕이와 나들이, 강아지 산책, 주말 가볼 만한 곳

경남에서 찾은 댕댕이 낙원, 마음까지 촉촉해진 하루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