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한 대구 앞산 반려견 등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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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창 밖으로 스쳐 가는 경기도의 완만한 능선들을 보는데, 문득 우리 집 봄이가 저 산등성이를 오르면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는 차 안에서 창밖 풍경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사실 평소에는 산보다 바다를 더 자주 찾는 편이었다. 모래사장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봄이를 보는 게 좋았으니까. 그런데 그날따라 유난히 또렷하게 보이던 경기도의 산자락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마침 다음 주 일정이 비어 있길래, 인터넷을 뒤져 대구 앞산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름부터 참 정겹지 않은가. 앞산이라니.

대구 앞산, 첫인상은 가파른 계단이었다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한 대구 앞산 반려견 등산 이야기

도착해서 가장 먼저 본 것은 길게 늘어선 돌계단이었다. 반려견과 함께 오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코스가 아닐까 싶어 잠시 망설였는데, 옆에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가 따로 나 있는 걸 발견했다. 안내판을 자세히 보니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구역이 따로 표시되어 있었다. 주차장도 넉넉했고, 무엇보다 다른 견주님들이 서로 인사를 건네는 분위기가 좋았다.

봄이는 처음 보는 흙길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느라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도 지난주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맡은 풀냄새와는 또 다른 향이 났나 보다. 앞산의 흙은 참 고왔다. 밟을 때마다 푹신하게 눌리면서도 미끄럽지 않아서, 봄이가 네 발로 딛고 오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중간중간 쉬어 가는 벤치도 많아서 물도 자주 먹일 수 있었다.

산을 오르는 내내 봄이는 평소와 달리 조용했다. 평소 동네 산책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마다 꼬리를 흔들며 인사하느라 바쁜데, 앞산에서는 그냥 앞만 보고 묵묵히 걸었다. 가끔 뒤를 돌아보며 내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눈빛이었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대견해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정상에서 만난 바람과, 봄이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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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니 대구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람이 제법 세게 불었지만, 그게 오히려 운동하고 난 뒤의 더위를 식혀 주어서 좋았다. 봄이는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코를 높이 들고, 눈을 가늘게 뜨고. 아마도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수백 가지 냄새를 한꺼번에 맡고 있는 것 같았다.

내려오는 길에는 아까 올라올 때보다 더 천천히 걸었다. 봄이가 조금 지쳐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꼬리는 끝까지 올라가 있었다. 힘들어도 즐거운 건 티가 나더라. 앞산을 내려와 근처 카페에 들렀는데, 다행히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봄이의 헥헥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사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묵었을 때처럼 편하게 쉴 수 있을까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대구 앞산은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반려견에게 친절한 곳이었다. 산책로의 경사도, 쉼터의 간격, 심지어 배변봉투 비치함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봄이는 바로 골아떨어졌다. 창밖으로 지는 해를 보며, 다음에는 어디로 데려가 볼까 생각해 본다. 아마도 다음 목적지는 경기도 어느 조용한 계곡이 될 것 같다. 봄이가 물놀이를 좋아하니까. 그날도 오늘처럼, 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나의 가장 큰 기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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