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은 유난히 따뜻해서 일찌감치 주말 여행 계획을 세웠다. 평소 도심에서 좀처럼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는 우리 개를 위해 진짜 푸른 들판이 있는 곳을 찾고 싶었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본 경남 애견동반 펜션 후기들에 마음이 확 끌렸다. 넓은 잔디 마당이 있는 곳이 많다는 평에, 바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코가 닿는 곳에
경남에 도착한 건 토요일 오후였다. 펜션 마당에 발을 들이자마자 우리 개는 평소와 다른 표정을 지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코를 바닥에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풀 냄새, 흙 냄새,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까지. 나는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목줄을 풀어줬다. 그러자 녀석이 마치 축구장을 달리듯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문득 인천 부평 애견 놀이터가 생각났다. 거긴 늘 사람과 개로 북적여서 자유롭게 뛰게 하려면 시간을 잘 골라야 했거든. 여긴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펜션 주인이 직접 가꾼 잔디밭은 발이 푹신할 정도로 잘 관리되어 있었고, 우리 개는 한참을 신나게 달리다가 지쳐서 그늘에 드러누웠다.
저녁 식사와 산책의 발견
저녁 무렵, 펜션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마침 펜션에서 5분 거리에 작은 계곡이 흐르고 있었는데, 개를 데리고 걸으니 동네 주민들도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어디서 오셨어요?”라는 질문에 “서울이요”라고 대답하자, “여기 개 키우기 참 좋죠, 공기도 맑고”라며 웃어주셨다. 확실히 경남은 도시보다 훨씬 여유로웠다. 개를 데리고 식당에 들어가기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짐을 옮기기가 편했다. 다만, 미리 알아보지 않으면 주변에 편의점이 드물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저녁에 간식이 떨어져서 당황했지만, 펜션 사장님께서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조금씩 나눠주셔서 무사히 넘겼다.

마무리
이번 경남 여행은 단순히 숙소에 머문 게 아니라, 우리 개가 진짜로 행복해하는 순간을 선물해준 시간이었다. 경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이틀은 도심의 소음 대신 바람 소리와 풀벌레 소리로 가득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우리 개는 지난 며칠간의 기억을 되새기듯 자주 창밖을 바라본다. 다음엔 여수 쪽도 한번 가볼까,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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