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문득, 우리 집 봄이가 제주 협재 해변의 모래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텔레비전에서 나온 그 하얀 파도와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며, 반려견과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었다. 그런데 현실은 경남의 어느 조용한 산골 펜션, 그것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늦가을이었다. 사실 그날은 제주행 비행기를 예약했었지만, 태풍 때문에 전부 취소되고 말았다. 발이 묶인 채로 찾은 곳이 바로 경남 애견동반 펜션이었다. 마음은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이미 짐을 다 싼 몸이라 그냥 차에 올랐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구불구불한 시골길과 누렇게 물든 억새밭을 지나니, 나지막한 돌담과 은행나무가 있는 작은 펜션이 나타났다. 문을 열자마자 봄이가 꼬리를 흔들며 먼저 뛰어 들어갔다. 실내는 생각보다 아늑했고, 통유리 밖으로는 안개가 낀 산등성이가 펼쳐져 있었다. 비록 협재의 하얀 모래사장은 아니었지만, 펜션 마당 한편에 조그마한 잔디밭이 있었고 그곳에서 봄이는 이리저리 코를 박으며 한참을 놀았다. 그 모습을 보니, 문득 제주가 아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반려견에게 중요한 건 바다의 색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보호자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니까.

발바닥에 묻은 비와 흙, 그리고 그리운 바다
다음 날 아침,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잿빛이었다. 펜션 주인이 근처에 작은 저수지가 있다며 산책을 권했다. 봄이를 데리고 나선 길은 온통 흙냄새와 풀냄새로 가득했다. 봄이는 지난여름 제주 협재에서 보았던 그 반가운 표정 그대로, 진흙밭을 신나게 달렸다. 발바닥에 묻은 흙을 닦아주면서 나는 문득 그날의 바다가 떠올랐다. 협재의 모래는 너무 고와서 봄이 발바닥 사이사이에 꼈고, 그걸 닦아주려고 바닷물에 발을 담갔던 기억. 그런데 지금은 이곳, 경남의 시골 저수지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장소가 달라도, 반려견의 표정은 그때와 똑같았다. 그걸 보며 나는 웃음이 났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뭘 보여주는 게 아니라, 얼마나 함께하는지였던 것 같다.
점심때가 되자 펜션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를 찾았다. 다행히 애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었고, 마당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봄이와 나란히 따뜻한 차를 마셨다. 봄이는 내 다리에 기대어 잠이 들었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안개 낀 산을 바라봤다. 그 순간, 내가 왜 이렇게 애써서 멀리 여행을 떠나려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 경남 애견동반 펜션의 조용한 마당이 오히려 더 위로가 되는 걸. 제주 협재의 화려한 풍경은 아니지만, 이곳은 이곳 나름의 매운 바람과 스산한 정취가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남은 것
이튿날 아침, 펜션을 나서며 봄이는 뒷문을 계속 쳐다봤다. 아쉬운 듯 울먹이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차에 태우고 나서도 한참을 창밖만 바라보더니, 이내 조용히 엎드려 잠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경남의 넓은 들판이 펼쳐졌고, 그 사이로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이 서 있었다. 나는 운전대를 잡은 채, 지난 이틀을 돌아봤다. 제주 협재의 그 아름다운 해변을 보지는 못했지만, 봄이가 진흙밭에서 신나게 구른 모습, 저수지에서 바람을 맞으며 먼 곳을 응시하던 뒷모습이 더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봄이의 발을 닦아주는데, 발톱 사이에 아직 마르지 않은 흙이 묻어 있었다. 그 흙을 닦아내며, 나는 다음 여행을 꿈꿨다. 이번에는 제주도가 아니라, 더 가까운 곳. 아마도 경남 애견동반 펜션을 몇 군데 더 찾아다니게 될 것 같다. 아직 가보지 못한 숲속 펜션, 강가에 있는 작은 집, 그리고 어쩌면 다시 이곳 저수지가 있는 펜션까지. 봄이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다. 그걸 이번 여행에서 배웠으니까.
태그 : 경남 애견동반 펜션, 반려견과 가을 여행, 애견 동반 펜션 추천, 강아지와 경남 여행, 조용한 애견 펜션, 국내 반려견 여행지, 경남 가을 산책
#경남애견동반펜션 #반려견과가을여행 #애견동반펜션추천 #강아지와경남여행 #조용한애견펜션 #국내반려견여행지 #경남가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