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난히 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날이었어요. 일주일 내내 쌓였던 업무 스트레스도 그렇고, 집에만 있으면 하루 종일 창밖만 바라보는 우리 루이(말티즈, 5살)가 안쓰러워서 주말을 틈타 광주로 떠났어요. 사실 처음엔 그냥 근처 공원이나 갈까 했는데, 마침 지인에게서 들은 광주 애견동반 펜션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 맴돌더라고요. “거기 진짜 개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야”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차를 몰았어요.
루이의 꼬리가 멈추지 않은 순간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루이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바닥에 대고 쭉쭉 냄새를 맡더니, 갑자기 앞마당 잔디밭으로 폴짝폴짝 뛰어가기 시작했어요. 평소엔 낯선 곳에서 꼬리를 말고 제 다리 뒤에 숨기 바쁜 아이인데, 그날은 완전히 다른 강아지가 되어 있었어요. 잔디 위를 이리저리 구르고,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을 쫓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졌어요.
펜션 안으로 들어가니 방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원목 마루로 되어 있어서 루이가 다칠 걱정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침대 옆에 작은 강아지 방석과 밥그릇까지 세팅되어 있었어요. 이런 디테일에 감동해서 사진을 여러 장 찍어놨어요. 주인장 분이 직접 “우리 애기도 자주 데리고 와서 개들 편의를 최대한 신경 썼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말 그대로 그 말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해질녘 산책과 따뜻한 저녁
하이라이트는 해가 지기 전에 했던 한 바퀴 산책이었어요. 펜션 바로 뒤로 이어지는 작은 산책로가 있었는데,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저녁 햇살이 쏟아져 내렸어요. 루이와 저는 그 길을 천천히 걸으며 하루의 이야기를 나눴어요. 중간중간 루이가 멈춰 서서 바람을 맞고 있는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서, 핸드폰을 꺼내 영상으로 남겼어요.
저녁엔 펜션 앞마당에 있는 바비큐 그릴을 이용해 간단히 고기를 구워 먹었어요. 루이는 그 향을 맡고 제 옆에 찰싹 붙어 앉아 하염없이 쳐다보더라고요. 구운 고기 한 점을 잘게 찢어 나눠주니, 꼬리를 흔들며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어요. 이렇게 자연 속에서 강아지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경험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그 시간이 유난히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사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러 곳을 검색해봤는데, 정말 이렇게 세심하게 반려견을 생각하는 광주 애견동반 펜션은 흔치 않더라고요. 주차장도 넓어서 큰 SUV 차량도 편하게 댈 수 있었고, 혹시 모를 실수를 대비해 여분의 담요와 물티슈를 챙겨갔는데, 펜션 곳곳에 이미 준비가 잘 되어 있더라고요.

떠나기 전, 아쉬움 가득한 아침
마지막 날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안개 낀 산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루이가 조용히 제 무릎 위로 올라왔어요. 아직 이곳을 떠나기 싫다는 듯이 눈을 지그시 감고 저에게 기대는 모습이었죠. 짐을 싸면서도 루이는 문 쪽을 계속 쳐다보며 아쉬운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어요. 다음엔 좀 더 길게 묵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루이는 창밖 풍경을 한참 바라보다가 깊은 잠에 빠졌어요.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풀린 듯 편안하게 자는 모습을 보니, 이번 선택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달에는 전라도 쪽으로 한 번 더 내려가볼까 해요. 벌써부터 어떤 곳에서 루이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지 설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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