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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대구에 볼일이 있어 급하게 내려가게 됐다. 평소엔 서울 근교만 맴돌던 터라, 장거리 이동이 낯선 우리 강아지 ‘뽀미’를 데려갈까 말까 고민이 꽤 됐다. 하지만 막상 차에 태우니 창밖으로 바람을 쐬며 혀를 쭉 내미는 녀석의 표정이 너무 좋아 보여서, “그래, 이참에 대구에서 뽀미랑 산책할 곳 한 군데 찾아보자”는 결심이 섰다.
대구의 애견 동반 공원, 생각보다 괜찮았던 첫인상
인터넷을 뒤져 찾은 곳은 ‘인천 애견 동반 공원’이라는 이름과 전혀 다른, 대구의 한 도심 속 공원이었다. 이름이 헷갈릴 정도로 비슷한 곳이 있다고? 사실 그 공원은 ‘인천’이 아니라 ‘달서구’ 어디쯤에 있었는데, 내가 급하게 검색하다가 ‘인천’이라는 지명을 잘못 기억한 모양이다. 어쨌든 찾아간 공원은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고, 입구에 애견 동반 가능 표지판이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
주차장은 공원 바로 옆에 있어서 짐을 옮기기도 편했다. 다만 주말 오후라 그런지 차량이 꽤 많아서 한 바퀴 돌아야 자리가 났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뽀미는 땅바닥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낯선 공기의 질감이 신기했는지, 귀를 쫑긋 세우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모습이 귀여웠다.
잔디밭에서 만난 자유와 조심스러운 발걸음
공원 중앙에는 널찍한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다른 반려견들도 몇 마리 보여서 목줄을 잠시 풀어줄까 고민했지만, 뽀미는 낯선 장소에서 자주 긴장하는 편이라 조심스러웠다. 대신 그늘 벤치에 앉아 간식을 주며 천천히 적응하게 했다. 잠시 후, 뽀미가 내 다리 사이에 숨지 않고 잔디 위로 발을 내딛더니, 작은 나뭇잎 하나를 물고 신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더 안심이 됐다.

실용적인 팁 하나를 꼽자면, 이 공원은 곳곳에 음수대와 배변 봉투함이 잘 갖춰져 있어서 초행길에도 당황할 일이 없었다. 다만 그늘이 한정적이어서 한여름보다는 선선한 가을이나 봄에 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뽀미가 뛰놀다 지쳐 그늘 아래서 헥헥거리는 모습을 보며, 물통을 챙겨온 게 다행이라고 느꼈다.
대구에서의 산책, 그리고 돌아오는 길
해가 지기 시작하자 공원은 은은한 노을빛으로 물들었다. 뽀미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다. 대구라는 낯선 도시에서 우리 강아지와 함께한 시간은 어쩌면 볼일보다 더 소중한 추억이 됐다. 차에 오르면서 뽀미가 뒷좌석에서 골아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다음엔 근처에 있는 더 큰 반려견 놀이터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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