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갑천에서 맞은 아침,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된 하루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전혀 다른 곳이었다. 경기 쪽에 있는 애견동반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에 일어나니 창밖으로 은행잎이 누렇게 물든 길이 보이더라. 우리 집 냥이… 아니, 강아지 ‘토리’는 펜션 마당에서 나뭇잎을 밟으며 한참을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았다. 펜션 주인이 “여기서 차로 30분만 가면 갑천이 있어요”라고 귀띔해 준 덕분에, 우리는 급행으로 대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는 내내 토리는 뒷좌석 창문에 코를 대고 바람을 쐬며 꼬리를 흔들었다.

갑천 물가, 발바닥이 시원해

대전 갑천에서 맞은 아침,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된 하루

갑천에 도착하자마자 토리는 평소와 달랐다. 평소엔 리드 줄을 잡아당기며 앞서가려고만 하는 녀석이, 여기선 잔디밭에 코를 대고 엎드려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물가에 발을 담그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대전의 갑천은 생각보다 한적했고, 산책로도 넓어서 사람과 강아지가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다. 주차장도 근처에 있어서 짐을 내리기가 편했고, 벤치가 곳곳에 있어 아침 커피 한 잔 마시며 토리가 물가를 탐색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시간이 꽤 여유로웠다.

강아지와 함께한 낯선 풍경

대전 갑천에서 맞은 아침,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시작된 하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갑천 주변에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의 편의시설이 많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음수대도 몇 군데 없었고, 배변 봉투를 비치한 곳도 드물었다. 그래도 다행히 근처 편의점이 5분 거리에 있어서 물과 간식을 사러 다녀오는 길이 산책 코스와 겹쳐서 나쁘지 않았다. 토리는 낯선 풍경에 잠시 긴장했는지, 처음 10분 동안은 내 다리 사이에 숨으려고 했지만, 곧 익숙해져서는 강아지 친구를 만나 반갑게 꼬리를 흔들었다.

돌아오는 길, 펜션에서 맞은 아침과 갑천의 물소리가 머릿속에 겹쳐졌다.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던 경기 애견동반 펜션은 토리에게 첫 야외 숙소 경험을 선물해 준 곳이었다. 그곳에서의 밤은 조용했고, 토리는 처음 보는 천장을 올려다보다가 내 품에 파고들어 잠들었다. 이런 작은 순간들이 쌓여서 여행의 기억이 되는 것 같다. 다음에는 다른 지역의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가 볼까 한다. 아마 토리도 좋아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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