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더 반가웠던 대구 애견동반 펜션, 성남에서 내려간 우리 가족 여행기

며칠 전부터 기상청 예보를 몇 번이나 들여다봤는지 모르겠다. 주말마다 성남 쪽에 비 소식이 잡혀서 계획만 세워두고 번번이 미뤘던 터라, 이번에는 아예 결심을 굳히고 짐을 쌌다. 대구 애견동반 펜션 하나를 찜해두고 벌써 일주일째 마음이 들떠 있던 참이었으니까.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오히려 잘됐다 싶었다. 비 오는 날엔 야외 카페나 산책 코스가 발목을 잡지만, 숙소에서 느긋하게 뒹굴거리기엔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이지 않은가. 서울이나 경기 쪽만 맴돌다가 오랜만에 영남권까지 내려가는 장거리 운전이라 조수석에 앉은 식구도 나름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섰다.

새벽 출발이 남긴 여유, 그리고 도착

새벽 다섯 시에 출발해서 중간에 휴게소 두 번 들렀더니 네 시간 남짓 만에 대구 시내 외곽에 닿았다. 강아지는 차 안에서 처음 한 시간은 창밖만 멍하니 보다가, 이윽고 뒷자리 시트에 턱을 대고 곤히 잠들었다.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잠깐씩 내려서 배변을 시키고 물을 먹였는데, 낯선 냄새가 신기한지 코를 바닥에 붙이고 한참을 킁킁거렸다. 평소엔 산책 나가면 곧장 앞만 보고 걷는 녀석이 그날따라 유난히 여기저기 냄새 맡느라 바빴다. 그 모습만 봐도 먼 길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펜션에 도착하니 예약할 때 사장님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덕에 주차 자리를 헤매지 않고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진입로가 생각보다 좁아서 큰 차로 오는 분들은 미리 연락해두는 게 좋겠다. 짐을 옮기던 중 강아지가 마당 쪽으로 달려가더니 잔디밭 위를 몇 바퀴 돌고는 배를 깔고 드러누웠다. 차에서 네 시간을 버틴 스트레스를 그 자리에서 한 번에 풀어버리는 것 같았다.

비 오는 날이라 더 잘 어울렸던 시간

실내로 들어서자 마루가 넓게 트여 있어서 강아지가 미끄러지지 않고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창이 커다랗게 나 있어서 비 오는 풍경이 그대로 들어오는데, 녀석은 창가에 앞발을 얹고 빗방울 떨어지는 걸 한참 동안 넋 놓고 바라봤다. 평소엔 창밖을 별로 안 보는 편인데, 이날은 유리창에 코를 대고 자국을 남기며 꽤 오래 그 자리를 지켰다. 그 옆에서 커피 한 잔 들고 앉아 있으니, 이래서 대구 애견동반 펜션을 일부러 찾아 내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녁에는 근처에서 간단히 사 온 먹거리를 데워 먹고, 마당 한쪽에 마련된 배변 구역에서 산책 겸 잠깐 나갔다. 비가 그친 뒤라 공기가 촉촉하고 좋았다. 다만 밤에는 벌레가 좀 있어서 모기 기피제를 챙겨오길 잘했다 싶었다. 펜션마다 반려견 동반 가능한 구역이나 시간대가 조금씩 다르니, 예약 전에 한 번 확인하고 가는 게 마음 편하다. 우리가 묵은 곳은 대형견도 받아줘서 부담 없이 머물 수 있었던 게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비 오는 날 더 반가웠던 대구 애견동반 펜션, 성남에서 내려간 우리 가족 여행기

아쉬움보다 여운이 남은 하루

완벽하진 않았다. 조용한 동네라 밤에 나가볼 만한 데가 딱히 없었고, 편의점 하나 가려면 차로 십 분은 나가야 했다. 그래도 그 덕에 오히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리듬이 됐다. 아침에 강아지가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놀 때 보인 그 표정 하나로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값진 시간이었다. 성남 집을 나설 땐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다음에 또 오자고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대구는 생각보다 반려견과 함께 다닐 만한 곳이 많았다. 이번엔 짧게 다녀왔지만, 다음엔 좀 더 여유를 두고 대구 애견동반 펜션을 거점 삼아 근교까지 둘러보고 싶다.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남쪽으로 한 번 더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강아지가 뒷자리에서 또 잠들어 있을 그 시간을 벌써부터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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