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서울에서 떠올린 광주 애견 펜션, 아이와 함께라 더 반가웠던 여행

지난주에 오랜만에 서울 볼일이 있어서 강아지랑 같이 올라갔어요. 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는데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더라고요. 서울 도착해서 우산 쓰고 골목을 걷는데, 발밑에서 물 튀는 소리에 녀석이 자꾸 멈춰 서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예전에 다녀온 광주 애견 펜션 생각이 났어요. 그때는 날씨가 참 좋았거든요. 서울 한복판에서 비를 피하며 걷다 보니, 왜 그때 그 펜션 마당이 그렇게 넓고 좋았는지 새삼 떠오르더라고요.

비 오는 서울 골목에서 떠올린 마당 넓은 그 집

그 펜션에 도착했던 건 오후 세 시쯤이었어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녀석이 코를 벌름거리더니 마당 쪽으로 줄을 당겼어요.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평소엔 낯선 곳에서 한참 망설이던 아이가 그날은 다르게 움직였어요. 줄이 팽팽해질 만큼 앞으로 나가더니 잔디 위에서 두어 바퀴를 빙 돌고는 배를 대고 누워버리는 거예요. 흙 냄새가 좋았나 봐요. 그렇게 한참을 뒹굴다가 다시 일어나서는 이쪽저쪽을 킁킁거리며 마당 구석구석을 살피더라고요.

펜션 건물 자체는 화려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 담백함이 좋았어요. 실내에 들어서니 미끄러운 대리석이 아니라 강아지 발바닥에 무리 없는 바닥재가 깔려 있었고, 구석에는 물그릇과 수건이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사장님도 “아이 편한 게 먼저지요” 하면서 별말 없이 지나가 주셨고요. 그 무심한 배려가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서울에서도 자꾸 생각나는 그 마당의 공기

사실 서울 여행 중에 광주 애견 펜션을 떠올린 게 좀 의외였어요. 서울에도 강아지랑 갈 만한 카페나 산책로가 많잖아요. 그런데 막상 비 오는 날 좁은 실내 공간에 갇혀 있다 보니, 마당에서 마음껏 뛰던 그날 오후가 자꾸 겹쳐 보이더라고요. 녀석도 서울 숙소에서는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따금 낑낑대곤 했어요. 아무래도 답답했나 봐요.

그 펜션에서 지냈던 이틀 동안, 아침마다 마당에 나가면 이슬이 채 마르기 전 풀 냄새가 확 올라왔어요. 녀석은 그 냄새를 맡으려고 코를 거의 땅에 붙이고 걸었죠. 저는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가면서 커피 한 잔 들고 서 있었고요. 별거 아닌 시간인데, 그게 참 오래 남더라고요. 서울에서는 그런 아침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비 오는 서울에서 떠올린 광주 애견 펜션, 아이와 함께라 더 반가웠던 여행

주차는 펜션 앞마당에 바로 할 수 있어서 짐 옮기기가 편했어요. 강아지 용품이 워낙 많다 보니 주차 동선이 짧은 게 얼마나 큰지 몰라요. 다만 마당이 넓은 만큼 저녁에는 모기가 좀 있었으니, 여름에 가신다면 가벼운 긴팔 하나 챙기시는 걸 권하고 싶어요. 저도 그날 저녁에 팔을 몇 군데 물렸거든요.

다시 그 마당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서울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녀석이 뒷좌석에서 곯아떨어졌어요. 비 오는 서울에서 제대로 못 뛰어서였을까요, 아니면 예전 그 마당을 기억해서였을까요.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보면서 다음엔 날 잡아서 다시 그 펜션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서울도 좋지만, 아이가 마음껏 뒹굴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있는 곳이 그립더라고요.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또 그쪽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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