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난 반려견 천국, 광주 애견 동반 펜션의 하루

며칠 전, 갑자기 일이 생겨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었다. 막상 짐을 싸려니 네 살 된 말티즈 ‘콩이’를 혼자 두고 올 수가 없더라. 평소엔 지인에게 맡기는데 이번엔 타이밍이 안 맞았다. 그래서 마음을 먹었다. “이번엔 너도 데려가자.” 그래서 찾은 곳이 서울 근교 광주에 있는 애견 동반 펜션이었다. 마침 날씨도 맑고 바람이 선선해서, 일과 여행을 겸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펜션 도착, 콩이의 첫 반응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콩이가 창밖을 향해 코를 벌름거렸다. 뭔가 새로운 냄새가 맡혔나 보다. 문을 열자마자 꼬리를 흔들며 뛰어내리는데, 잔디밭을 보자마자 넋을 놓고 서 있더라. 평소엔 좁은 베란다에서만 놀던 녀석이라, 넓은 마당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미친 듯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개가 이렇게 신나 하는 걸 본 건 오랜만이었다.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났다.

서울에서 만난 반려견 천국, 광주 애견 동반 펜션의 하루

펜션 안은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바닥은 미끄럼 방지 처리되어 있고 방 한쪽에는 강아지 전용 침대와 장난감이 놓여 있었다. 주인분이 “개가 실수해도 괜찮게 청소기를 따로 마련해뒀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에 안심이 됐다. 사실 애견 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게 청소 문제와 다른 개와의 충돌인데, 이곳은 룸마다 독립된 마당이 있어서 다른 손님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다.

저녁 산책과 작은 행복

해가 지기 전, 근처에 산책로가 있다고 해서 콩이와 나가봤다. 펜션에서 5분 거리에 조용한 숲길이 이어져 있었는데, 사람도 거의 없고 나무 그늘이 시원했다. 콩이는 리드 줄을 팽팽하게 당기며 여기저기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 낙엽 더미에 코를 박고 한참을 꼼짝 안 하길래, 혼잣말로 “뭐가 그렇게 좋아?” 하며 웃었다.

돌아와서 저녁을 먹을 땐 콩이를 방 안에 두고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겼다.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이 붉게 물들었고, 개 짖는 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다. 서울에서 이렇게 조용한 밤을 보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주차도 펜션 앞에 바로 할 수 있어서 짐 옮기기도 편했고, 주인분이 내비게이션에 정확한 위치를 알려줘서 길 찾는 데도 헤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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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헤어짐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니 콩이가 내 얼굴 위에 앉아 있었다. 아마 밥 달라는 신호였다. 간밤에 잠을 푹 잤는지 눈이 말갛고 기운이 넘쳤다. 아침 산책을 또 나가자고 조르는 것 같아, 커피 한잔을 급히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 공기는 더 상쾌했고, 콩이는 어제보다 더 신나게 뛰어다녔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콩이는 바로 잠이 들었다. 혀를 살짝 내밀고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니, 이번 여행이 녀석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휴가였단 생각이 들었다. 서울 생활에 지칠 때, 이렇게 콩이랑 단둘이 떠나는 여행이 앞으로도 필요할 것 같다. 다음엔 가을 단풍이 물들 때쯤, 다른 애견 동반 펜션을 찾아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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