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서울에 볼일이 생겼다. 원래는 부산 해운대에서 강아지랑 매일 산책하는 게 일상인데, 서울에 올라가려니 마음이 좀 무거웠다. 우리 집 강아지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긴 산책을 해본 게 엊그제 같은데, 그때는 좁은 골목에서 고양이만 보면 꼬리를 내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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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작은 해운대, 어느 공원에서
서울은 원래 좁고 사람이 많아서 강아지 산책하기에 부담스럽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온 김에, 마포 쪽 조용한 공원을 찾았다. 들어서자마자 우리 강아지가 코를 땅에 대고 열심히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낯선 흙 냄새, 바람 냄새, 그리고 다른 개들의 흔적까지.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더니 이내 뛰어가기 시작했다.
해운대의 넓은 백사장과는 다르지만, 이 공원에는 생각보다 많은 반려견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어떤 포메라니안은 우리 강아지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고, 주인은 서로 웃으며 “서로 친해지네요”라며 말을 걸었다. 서울도 생각보다 반려견 친화적이구나 싶었다. 주차장이 좀 협소해서 차를 두고 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신 공원 바로 옆에 카페가 있어서 잠시 쉬기 좋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해운대처럼 바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 그래도 강아지가 이렇게 즐거워하는 걸 보니, 어디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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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한 점심 시간
산책을 마치고 근처 펫 프렌들리 카페에 들렀다. 실내에 개를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어서, 우리 강아지는 다른 개들과 어울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창밖으로 보이는 단풍 든 나무들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사실 부산 해운대에서 살면서 느끼는 건, 바다가 주는 시원함과 여유지만, 서울에서는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색다르게 다가왔다. 강아지가 내 무릎에 코를 비비며 앉아 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랑 함께하는 여행은 장소보다 그 순간에 얼마나 편안함을 느끼는지가 중요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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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서울에서의 하루는 생각보다 짧았다. 저녁이 되자 우리 강아지는 차에 오르자마자 곯아떨어졌다. 해운대의 파도 소리를 그리워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서울의 낯선 풍경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이번에는 북촌 쪽을 걸어볼까? 아니면 한강 변을 따라 산책을 해볼까? 우리 강아지가 또 어떤 새로운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집에 도착해서 씻기고 나니, 강아지가 내 옆에 착 붙어서 잠들었다. 오늘 하루 고생했다고, 꼭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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