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종에 볼일이 있어 잠시 들렀다가 시간이 애매하게 남은 적이 있다. 원래는 대전 쪽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우리 집 말티즈 ‘콩이’가 차 안에서 자꾸만 창밖을 바라보며 낑낑거리더라고. “아, 이 녀석도 좀 쉬고 싶구나” 싶어서 급하게 검색한 게 바로 세종 애견동반 카페였다. 사실 세종은 처음 방문하는 터라 어디가 좋을지 감이 안 잡혔는데, 다행히 후기가 괜찮은 곳이 눈에 띄었다.
나무 그늘 아래, 콩이의 첫인사
도착한 곳은 생각보다 한적한 주택가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동네 카페인데, 입구에 작은 마당이 있고 테이블마다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서 반려견과 함께 앉기에 딱 좋아 보였다. 주차는 가게 앞에 2~3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평일 오후라서 다행히 자리가 넉넉했다. 콩이를 안고 문을 열자마자, 마당 한쪽에서 낮잠 자던 시바견이 살짝 눈을 뜨고 우리를 슬쩍 쳐다봤다. 콩이는 그 시선에 잠시 긴장했는지 내 품에 얼굴을 파묻었는데, 5분도 안 돼서 바닥에 내려놓으니까 꼬리를 흔들며 마당 구석구석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먼저 찾은 그곳, 사람도 편안해지다
카페 안쪽은 생각보다 아담했는데, 창가 자리에는 이미 다른 손님들이 반려견과 함께 앉아 있었다. 한쪽에 있는 개는 아주 조용히 주인의 무릎에 앉아 있고, 다른 쪽은 바닥에 누워서 햇살을 쬐고 있더라. 콩이도 그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내가 커피를 주문하는 동안 혼자서 바닥을 탐색하다가 결국 내 발치에 찰싹 붙어 앉았다. 주문한 아메리카노는 생각보다 깔끔했고, 직원분이 강아지 전용 간식을 따로 챙겨주셨다. 콩이는 그 간식을 받아들자마자 내 손에서 냉큼 물어가서는 한쪽 구석에서 조심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왠지 귀여우면서도 대견해서, 나도 모르게 커피를 마시며 한참을 바라봤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나도 잠시 일상의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 확실히 세종 애견동반 카페들은 대부분 실내보다 실외 공간을 신경 쓴 곳이 많다는 걸 이번에 새삼 느꼈다.

주차도, 분위기도 괜찮았던 시간
돌아오는 길, 콩이는 차에 타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졌다. 아마 마당에서 뛰어놀고 여러 냄새를 맡느라 제법 힘들었나 보다. 나는 핸들을 잡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반려견과의 여행은 결국 ‘함께 머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데, 세종 같은 곳은 차로 30분~1시간 거리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어서 부담이 덜하다. 다음엔 좀 더 이른 시간에 와서 주변 공원도 산책하고, 다른 세종 애견동반 카페도 한 군데 더 들러볼까 싶다. 오늘 만난 그 시바견이 또 있을까? 콩이랑 다음 주말에 다시 와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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