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져서 그런지, 집에만 있기엔 아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차를 끌고 세종까지 다녀왔습니다. 사실 처음엔 경기도 쪽 수목원을 알아보다가, 우연히 지인 추천으로 발길을 돌린 곳이 세종이었는데요. 막상 가보니 넓은 잔디밭과 잘 정돈된 산책로 덕분에 강아지랑 걷기 딱 좋은 도시더라고요. 그날의 목적은 단 하나, 미리 찾아둔 세종 애견동반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 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록 사이로 난 산책길, 아이가 신나서 앞장서던 날
수목원 근처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생각보다 여유로웠어요.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아직 붐비기 전이라 차를 세우기도 편했고, 무엇보다 그늘이 많아서 아이가 뜨거운 바닥을 피해 걸을 수 있었습니다. 목줄을 채우자마자 코를 바닥에 대고 킁킁거리더니, 이내 잔디밭 쪽으로 팔짝팔짝 뛰어가더라고요. 평소엔 낯선 곳에서 금방 긴장하는 편인데, 이날은 이상하게 어깨가 들떠 보였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만 들어도 귀를 쫑긋 세우고 한참을 서 있곤 했습니다.

산책로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서 쉬어가기 좋았는데, 저는 그중 나무 그늘 아래 놓인 벤치에 앉아 물을 마셨어요. 아이는 제 발치에 엎드려 혀를 내두르며 쉬더니, 금세 다시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죠.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이래서 사람들이 반려견 데리고 여기 오는구나’ 싶었어요. 길이 험하지 않고 폭도 넓어서 소형견은 물론 중형견이랑 걷기에도 부담이 없어 보였습니다.
세종 애견동반 카페에서의 느긋한 한때
산책을 마치고 향한 곳은 미리 알아본 세종 애견동반 카페였어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직원분이 아이를 먼저 살피고 “목줄만 잡아주시면 된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셨습니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우드톤이라 포근한 느낌이었고, 테이블 간격도 넉넉해서 아이가 옆자리를 신경 쓰지 않고 누워 있을 수 있었어요. 제가 주문하러 간 사이 아이는 제 가방 옆에 붙어 앉아 얌전히 기다리더라고요. 평소 같으면 낑낑대기 바빴을 텐데, 그날은 유난히 차분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음료를 받아 자리에 앉으니 창밖으로 초록이 한가득 들어왔어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데, 아이가 제 무릎에 턱을 올리고 눈을 감더군요.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실외 테라스 자리가 생각보다 협소해서 날 좋은 날엔 자리 경쟁이 있을 수 있겠다는 점이었어요. 그래도 실내가 쾌적하고 물그릇을 따로 챙겨주셔서 반려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혹시나 방문하실 분들은 오픈 시간에 맞춰 가시면 여유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돌아오는 길에 떠올린 생각
차에 타기 전, 아이 발바닥을 닦아주면서 “오늘 재밌었지?” 하고 물었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더라고요. 세종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반려견과 함께하기 좋은 곳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수목원과 카페를 한 동선에 묶어서 다닐 수 있다는 점도 꽤 매력적이었고요. 다음에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다른 세종 애견동반 카페도 한 곳 더 들러볼까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풍경도 또 달라질 테니, 그때 다시 이 길을 걸어보고 싶어요. 다음 여행지로는 충남 쪽 작은 정원을 후보에 올려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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