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세종에 사는 친구가 “우리 동네 호수공원에 강아지 데리고 오면 완전 낙원이야”라는 말에 홀려서 주말에 차를 몰았다. 사실 경주 황리단길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한마디에 방향을 틀었다. 가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오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세종의 신도시 풍경이 왠지 모르게 여유로워 보였다.
호수공원, 첫 발을 내딛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차 문을 열자, 우리 강아지가 귀를 쫑긋 세웠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냄새,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신기했는지 코를 벌름거리며 내려앉았다. 호수공원 산책로는 생각보다 넓고 평탄해서 발이 편안했다. 강아지는 처음 보는 풍경에 흥분한 듯, 앞으로 앞으로 달려나가려 했다. 나는 목줄을 살짝 당기며 “천천히 가자”고 속삭였다. 주변에 다른 반려견들도 몇 마리 보였는데,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정겨웠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호수 위에 떠 있는 백로 한 마리가 보였다. 강아지가 갑자기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보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저 새는 너랑 놀아주지 않을걸?” 내가 웃으며 말하자, 강아지는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쳐다봤다. 그 순간,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이 우리 발밑으로 살랑살랑 떨어졌다.
실용적인 팁, 주차와 분위기
사실 세종 호수공원은 주차가 꽤 편리했다. 공영주차장이 넉넉해서 주말인데도 자리 찾는 데 5분도 안 걸렸다. 다만, 공원 내부에 반려견 전용 공간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니, 다른 사람이나 아이들과 마주칠 때는 목줄을 짧게 잡는 게 좋다.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지만, 강아지를 데리고 온 사람들도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였다. 한 할머니가 우리 강아지를 보고 “예쁘다”며 쓰다듬어 주셨는데, 강아지가 그 손길에 꼬리를 흔들며 좋아했다.

다시 찾고 싶은 그곳
해가 저물 무렵, 호수 위로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지친 듯 내 발치에 누워 가만히 물결을 바라봤다. 나도 그 옆에 앉아서 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세종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경주 황리단길도 좋지만, 이렇게 조용하고 자연과 가까운 공원도 매력적이다. 다음엔 도시락을 싸 와서 천천히 앉아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강아지는 차 안에서 골아떨어졌다. 아마 오늘 산책이 꽤 즐거웠나 보다. 다음 주말엔 또 어디로 갈까?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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