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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들어 가장 맑았던 어느 주말, 나는 반려견 토리를 데리고 울산으로 향했다. 사실 처음에는 강원도 바닷가를 꼽았었는데, 막상 예약을 하려니 마음에 드는 곳이 이미 다 차서 고민하던 차에 지인이 추천해 준 게 바로 울산이었다. “거기도 바다가 끝내준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출발했는데, 차가 동해고속도로를 달릴수록 점점 더 기대가 커졌다.
토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낯선 풍경에 코를 창문에 대고 연신 킁킁거렸다. 특히 울산에 가까워지면서 보이는 바다가 반짝일 때면 꼬리를 흔들며 내 무릎을 앞발로 톡톡 쳤다. “야, 진짜 바다야?” 하는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펜션에 도착하던 순간
처음 찾은 울산 애견동반 펜션은 작은 동네 골목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마당이 널찍해 토리가 신나게 뛰어다닐 공간이 충분했다. 주차는 펜션 바로 앞에 할 수 있어서 짐을 나르기도 편했다.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강아지가 처음 오는 곳이면 실내 구석구석 냄새 맡게 해주세요. 스트레스 덜 받아요”라고 귀띔해 주셨다. 그래서 토리에게 방 안을 천천히 탐색할 시간을 줬다. 침대 밑, 소파 밑까지 코를 박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됐다.

방 안에는 강아지 전용 담요와 물그릇이 준비되어 있었고, 베란다 문을 열면 바로 작은 데크가 나와서 우리 둘이 앉아 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데크에 조명이 켜져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나는 그곳에서 토리와 함께 뜨끈한 커피를 마시며 아무 생각 없이 파도 소리를 들었다.
바닷가 산책,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발견
다음 날 아침, 일부러 해 뜨기 전에 일어나 근처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펜션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사람은 거의 없고, 모래사장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토리는 처음에는 모래가 발바닥에 닿는 게 낯설었는지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그런데 몇 걸음 걷고 나더니 신이 났는지 갑자기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발목을 스칠 때마다 깜짝 놀라며 뛰어오르는 모습이 마치 강아지가 처음 눈을 본 것처럼 순수했다.
해변 한쪽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사서 벤치에 앉았다. 토리는 내 옆에 앉아 멀리 수평선을 바라봤다. 그때 어떤 아주머니가 다가와 “강아지 참 예쁘네, 여기 자주 오나요?” 하고 물으셨다. 나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여기 꼭 다시 오셔야 해요. 겨울 바다가 제일 좋아요”라고 하셨다.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다.
두 번째 날, 또 다른 펜션을 찾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는 한 곳만 예약했었는데, 너무 좋아서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그래서 급하게 알아본 두 번째 울산 애견동반 펜션은 전망이 특히 좋았다. 방 안에 큰 창문이 있어서 침대에 누워서도 바다가 훤히 보였다. 토리는 창가에 놓인 방석에 올라가 바깥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나는 그런 토리를 보며 문득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하고 중얼거렸다.
이 펜션은 욕실이 널찍해서 토리 목욕도 시키기 편했다. 바닷가에서 놀고 돌아오면 모래가 잔뜩 묻어 있는데, 전용 샴푸도 비치되어 있어서 따로 챙길 필요가 없었다. 이런 세심함이 반려인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돌아오는 길, 기억에 남은 것
돌아오는 차 안에서 토리는 깊이 잠들었다. 가끔 잠결에 다리를 꿈틀거리며 바다에서 뛰어놀던 꿈을 꾸는 듯했다. 나는 핸들을 잡으며 생각했다. 울산은 내게 예상보다 훨씬 큰 선물을 준 곳이었다. 강원도만이 바다의 정답은 아니라는 걸,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라면 어디든 특별해진다는 걸.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토리와 함께라면, 또 다른 바다를 찾아 떠날 것이다. 그때도 이번처럼 따뜻한 펜션과 반짝이는 파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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