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울산으로 차를 몰고 가는 길, 뒷좌석에선 우리 뭉치가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에 코를 대고 있어요.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았어요. 그냥 주말에 뭉치랑 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 하나뿐이었죠.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울산 애견동반 펜션이 마음에 들어 예약을 했고, 그날부터 뭉치는 가방 옆에 붙어서 짐 싸는 걸 구경하느라 바빴어요.
바다를 품은 작은 방, 그리고 뭉치의 첫인사
펜션에 도착하니 늦은 오후였어요. 문을 열자마자 뭉치가 마당으로 쏜살같이 뛰어나가더라고요. 잔디 위를 데굴데굴 구르고,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을 쫓아 점프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좁은 집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었어요. 방 안에는 강아지 전용 담요와 밥그릇이 미리 놓여 있었고, 주인장이 직접 써준 환영 쪽지가 베개 위에 놓여 있었어요. 큰 창밖으로는 울산 앞바다가 잔잔하게 펼쳐져 있었는데, 뭉치도 그 풍경을 보는지 한참을 창가에 앉아 멍하니 있었어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봤네요.

자갈치 시장, 뭉치와 함께 걷다
다음 날 아침, 날씨가 너무 좋아서 뭉치를 데리고 부산 자갈치 시장으로 향했어요. 사실 시장에 강아지를 데리고 가는 게 조금 망설여졌는데, 생각보다 반려견과 함께 온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뭉치는 좌판 앞에 늘어선 수조 속 활어들을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 아주머니가 던져주신 새우 머리 냄새를 맡고 꼬리를 흔들었어요. 좁은 골목을 지나다 보니 사람들 발에 치이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지만, 뭉치가 제 옆에 바짝 붙어서 걷는 걸 보니 우리 사이가 더 돈독해진 기분이었어요.
시장 구경을 마치고 골목 끝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어갔어요.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뭉치에게 물을 주고, 저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며 사람들을 구경했어요. 이렇게 여유롭게 시장을 즐긴 건 처음이었어요. 차를 주차할 때는 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걸어서 10분 정도라 뭉치 산책 삼아 걷기 딱 좋았어요. 주차 자리가 넉넉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 내려놓는 마음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에 뭉치가 차창 밖을 바라보며 하품을 하더라고요. 아마 오늘 하루가 참 재미있었나 봐요. 울산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이틀은, 사실 어디를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뭉치와 함께하는 시간 자체가 행복이라는 걸 다시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어요. 집에 돌아가면 또 바쁜 일상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래도 다음엔 다른 동네로 떠나볼까 봐요. 남해안 어딘가에 뭉치랑 걷기 좋은 길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곳도 분명 좋은 추억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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