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늦여름, 강아지랑 서울 카페 생각이 난 밤

며칠 전, 갑자기 밀린 연차가 떠올라서 강아지랑 짐을 싸 들고 전남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도 여수 근처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훌쩍 넘었더라. 늦여름이라 아직 습기는 남아 있었지만, 바다 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확실히 서울이랑 결이 달랐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딱 하나, 전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아무 계획 없이 멍하니 쉬는 것. 요즘 강아지도 나도 좀 지쳐 있었으니까.

펜션 마당에 발을 딛자마자 달라진 것들

도착하자마자 강아지가 차 문이 열리기도 전에 코를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평소엔 낯선 곳에 가면 한참을 망설이는 녀석인데, 이날은 내가 리드줄을 채우기도 전에 마당으로 폴짝 뛰어내렸다.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 한가운데에서 한 바퀴 빙글 돌고는, 낙엽 하나를 물고 나한테 자랑하듯 달려오더라. 그 순간 ‘아, 여기 오길 잘했다’ 싶었다. 서울 아파트 베란다에서 하루 종일 누워 있던 녀석이 이렇게까지 활기를 보일 줄은 몰랐으니까.

전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늦여름, 강아지랑 서울 카페 생각이 난 밤

펜션 사장님이 친절하게 이것저것 알려주셨는데, 무엇보다 좋았던 건 강아지 전용 샤워 공간이 따로 있다는 점이었다. 바다나 흙길 다니고 나면 발 씻기는 게 늘 일이었는데, 여기선 야외에 호스랑 배수구가 있어서 훨씬 수월했다. 다만 마당이 넓은 만큼 저녁엔 모기가 좀 있으니 강아지용 방충 스프레이나 배리어 스프레이는 챙겨오는 게 좋겠더라. 주차는 펜션 앞에 두세 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짐 옮기기도 편했다.

서울 카페들이 자꾸 떠오른 밤

저녁에 강아지 재우고 마당에 앉아 있으면, 이상하게 서울의 반려견 동반 카페들이 떠오른다. 평소엔 강아지랑 카페 가는 걸 꽤 좋아하는 편인데, 막상 서울 카페들은 사람도 많고 강아지도 많아서 녀석이 자꾸 긴장하곤 했다. 그런데 여기 전남 애견동반 펜션 마당에 앉아 있으면, 그런 소란스러움 없이 그냥 밤벌레 소리랑 바람 소리만 들린다. 강아지도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고. 이럴 때면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것보다 이게 훨씬 낫구나’ 싶다. 물론 서울 카페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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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웠던 건, 펜션 주변에 걸어서 갈 만한 편의점이나 식당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첫날 저녁엔 근처 마트에서 장 봐온 재료로 간단히 요리를 해 먹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미리 장을 좀 더 넉넉히 봐올 걸 그랬다. 그래도 덕분에 강아지랑 마당에서 오래 뒹굴며 놀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음엔 어디로 갈까

전남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강아지가 처음 보는 멍한 표정으로 창밖을 계속 쳐다보더라. 서울로 돌아가면 또 익숙한 아파트 풍경이겠지만, 이번에 다녀온 전남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며칠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엔 강원도 쪽으로 한번 가볼까 고민 중이다. 계절이 바뀌기 전에, 또 짐 싸 들고 떠날 날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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