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전북 애견동반 펜션을 잡고 짧은 휴식을 다녀왔어. 사실 처음엔 전주나 군산 쪽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떠나려니 왠지 새로운 길로 가보고 싶더라고. 그래서 이번엔 발길을 살짝 돌려 경주로 향했지. 전북에서 경주까지는 차로 두 시간 남짓, 강아지랑 쉬엄쉬엄 가기에 부담 없는 거리였어.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안개가 자욱해서 운전석 창밖이 뿌옇게 보이던 그 느낌이 아직도 기억나. 강아지는 뒷자리에서 코만 씩씩거리며 창밖 냄새를 맡고 있었고.
황리단길, 생각보다 강아지한테 친절한 동네
경주 황리단길 하면 보통 사람들로 북적이는 감성 골목을 떠올리잖아. 나도 솔직히 강아지랑 가도 괜찮을까 반신반의했어. 그런데 막상 걸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여유로웠어. 골목이 좁긴 하지만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서 리드줄만 잘 잡고 있으면 산책하기 괜찮더라고. 우리 강아지는 한참을 걷다가 어느 한옥 카페 앞 평상에 앉아서 한숨을 쉬듯 엎드리더니, 그늘진 마루 끝에서 발을 쭉 뻗고 늘어져 버렸어. 옆에서 커피 마시던 분이 “얘 너무 편안해 보인다”고 웃으시더라. 그 말이 괜히 기분 좋았어.

골목 중간쯤에 있는 작은 기념품 가게 앞에서는 강아지가 진열된 도자기 인형을 한참 쳐다보다가 고개를 갸웃했어. 냄새가 궁금했나 봐. 사장님이 나와서 “인형은 안 돼요” 하면서도 웃으시길래 나도 같이 웃었지. 황리단길은 대부분 야외 위주라 강아지랑 걷기엔 부담이 없었지만, 실내 카페는 미리 확인하고 들어가는 게 좋아. 나는 그냥 테이크아웃해서 골목 벤치에 앉아 마셨는데 그게 오히려 더 여유롭더라고.
전북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하루, 그리고 경주로 이어진 길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전북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하루였어. 펜션 마당에 강아지가 뛰놀 수 있는 잔디밭이 있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음껏 뛰게 해줬지. 주인분이 강아지 간식을 직접 챙겨주실 정도로 세심했는데, 그런 작은 배려가 참 고마웠어.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짐 내리고 강아지 산책시키기 편했고. 다음에 전북 쪽으로 다시 간다면 그 펜션을 또 찾을 것 같아. 아, 그리고 황리단길 근처 공영주차장은 오전 열한 시쯤이면 거의 다 차니까 조금 일찍 도착하는 걸 추천해. 나는 겨우 한 자리 찾아서 겨우 세웠거든.

경주 황리단길을 걷다 보면 한옥 지붕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참 맑아. 강아지도 그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같아서, 아니 사실은 그냥 간판 냄새 맡느라 바빴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느려졌어. 전북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여유로움이 아직 남아 있어서였을까. 경주까지 왔는데도 마음은 이상하게 차분했어.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
여행 마지막 날, 강아지가 차에 타기 싫어하는 듯 뒷발을 버티는 바람에 한참을 달래야 했어. 결국 안아서 태웠는데, 창밖을 보며 한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더라. 나도 같은 마음이었어. 전북에서의 하루와 경주의 골목이 겹쳐지면서, 다음엔 어디로 갈까 하는 생각만 앞섰지. 아마도 다음 목적지는 남쪽 바다 쪽이 되지 않을까 싶어. 강아지가 파도 소리를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 궁금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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