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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은 유난히 날씨가 꾸물거렸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어느 주말, 우리 집 댕댕이 삼식이가 거실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한숨을 쉬었다. 그 표정이 말했다. “심심해요, 나가요.” 갑자기 떠오른 생각. 제주도 성산일출봉에 가보고 싶었지만, 비행기와 배가 부담스러운 건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늘 겪는 고민이다. 그래서 우리는 차를 몰고 경남으로 향했다. 사실 얼마 전 지인이 다녀왔다는 경남 애견동반 펜션 소식을 듣고, 진짜 제주도 못지않은 풍경이 있다고 귀띔해줬던 게 결정적이었다.
성산일출봉이 경남에 있다고?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곳은 경남 남해안의 한 작은 마을. 해안 절벽 위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마치 성산일출봉을 축소해 놓은 듯했다. 삼식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땅에 대고 킁킁거리며 신나게 뛰기 시작했다. 바닷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개에겐 그게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나는 삼식이 목줄을 놓치지 않으려고 손에 힘을 줬다. 주차장이 협소해서 평일 이른 시간에 가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오전 9시쯤 도착했는데, 이미 차가 절반쯤 차 있었다. 다행히도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산책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삼식이와 함께 천천히 걸으며 바다를 바라봤다. 삼식이는 돌부리에 자꾸 코를 박으며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펜션에서의 저녁, 그리고 반려견의 행복
해질녘, 우리는 근처에서 찾은 경남 애견동반 펜션에 짐을 풀었다. 펜션 마당은 잔디가 푹신했고, 삼식이는 거실로 들어오기 전에 발을 씻겨주는 세족장이 있어서 흙 묻힐 걱정이 없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테라스에 나가자, 삼식이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갸웃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냈다. 펜션 사장님이 직접 구워준 고등어가 정말 맛있었다. 삼식이도 내가 먹는 밥을 빤히 쳐다보다가 결국 자기 간식을 꺼내 먹었다. 펜션에서는 반려견 동반 객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타 손님과의 마찰이 적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주차장도 넉넉해서 짐 옮기기도 편했다.

다음엔 꼭 제주도? 아니, 또 경남
여행 마지막 날, 삼식이는 차에 오르기 싫어서 뒷바퀴 쪽에 주저앉았다. 귀여운 항의였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깊이 잠든 삼식이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 제주도 성산일출봉도 멋지겠지만, 가까운 경남에서 이렇게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게 더 실용적이라는 걸. 다음 주말에도 날씨가 좋으면 또 다른 경남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볼까 한다. 삼식이가 또 어떤 표정을 지어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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