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협재 해변까지, 강아지랑 걷는 겨울 제주

바람이 제법 차가운 1월 중순, 문득 제주가 보고 싶어서 예약부터 질렀다. 강아지랑 같이 갈 수 있는 숙소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주 애견동반 펜션을 검색하게 됐고, 협재 쪽으로 잡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슬리퍼 끌고 해변까지 걸어갈 수 있는 위치였으면 했기 때문이다. 짐은 강아지 방석 하나, 목줄, 배변봉투, 그리고 물그릇까지. 생각보다 차 안이 금방 꽉 찼다.

협재 해변, 겨울이라 더 좋았던 이유

협재 해변은 여름에 워낙 붐비는 곳이라 사실 겨울에 갈 생각은 미처 못 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게 웬걸,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강아지랑 마음껏 걸을 수 있었다. 우리 강아지는 파도 소리에 처음엔 귀를 쫑긋 세우더니, 모래가 발에 닿자마자 갑자기 앞발로 모래를 두어 번 긁어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내 펄펄 뛰면서 해변을 가로질러 달려갔다. 목줄을 잡고 있는 내가 오히려 끌려가는 신세였다. 겨울 바닷바람이 볼을 시리게 했지만, 강아지가 그렇게 신나 하니 추위쯤이야 문제가 아니었다.

제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협재 해변까지, 강아지랑 걷는 겨울 제주

다만 모래가 차가우니까 오래 서 있으면 발이 시려울 수 있으니, 중간중간 모래를 털어주고 해변 산책은 20~30분 정도로 끊어서 다녀오는 걸 권하고 싶다. 주차는 해변 근처 공영주차장에 하면 되는데, 겨울엔 자리가 넉넉해서 따로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숙소에서 보낸 느긋한 아침

사실 이번 여행의 중심은 해변보다 숙소였다. 제주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제일 신경 쓴 부분이 마당이 있는지였는데, 운 좋게도 작은 잔디 마당이 딸린 독채를 구했다. 아침에 커피 한 잔 들고 문을 열면 강아지가 먼저 나가서 마당을 한 바퀴 돌고, 그다음에 내 옆에 와서 앉는 게 하루의 시작이었다. 펜션 사장님도 강아지를 반갑게 맞아주셔서 첫날부터 마음이 편했다. 다만 독채라도 벽이 얇은 곳이 있으니, 예약 전에 후기를 꼼꼼히 보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새벽에 강아지가 짖는 바람에 식은땀을 흘릴 뻔했는데, 다행히 옆 동이 비어 있어서 무사히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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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남은 생각

제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묵으면서 느낀 건, 결국 좋은 여행은 화려한 일정이 아니라 강아지랑 같은 공간에서 같은 속도로 시간을 보내는 거구나 하는 점이었다. 협재 해변에서 모래를 밟으며 뛰어놀던 그 표정이 자꾸 떠오른다. 다음엔 서쪽을 좀 더 내려가서 수월봉 쪽 해안도 강아지랑 걸어보고 싶다. 겨울 제주, 생각보다 강아지랑 다니기 참 좋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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