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주말, 원래 계획은 충북 쪽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오는 거였어. 근데 출발 직전에 갑자기 길이 궁금해져서 지도를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충북 외곽 쪽에 자리한 군산 애견 동반 식당 하나를 발견했지. 이름부터 왠지 모르게 정겹더라고. 마침 차에 타면 잠만 자던 녀석이 그날따라 창밖을 빤히 쳐다보고 있어서, 괜히 발길이 그쪽으로 향했어.
접시보다 먼저 냄새를 맡던 녀석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우리 강아지가 앞발을 살짝 멈추고 코를 벌름거렸어. 주방에서 올라오는 고기 굽는 냄새가 꽤 진했거든. 자리에 앉히니 테이블 밑에서 꼬리를 바닥에 탁탁 치면서 나를 올려다보는데, 그 눈빛이 꼭 “여기 뭐 나오는 거죠?” 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지. 밥그릇을 내려놓자마자 고개도 안 들고 우물우물 먹더니, 다 먹고 나서는 빈 그릇을 한참이나 핥고 있었어. 옆 테이블 강아지랑 눈이 마주치자 슬금슬금 인사하듯 다가가기도 했고.
군산 애견 동반 식당이라고 해서 막 엄청 특별한 시설을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바닥이 미끄럽지 않게 잘 관리돼 있어서 강아지가 앉았다 일어나기에 편했어. 테이블 간격도 넓어서 리드줄을 의자에 묶어둬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다만 주차장이 그렇게 널널한 편은 아니라서, 점심시간대를 살짝 피해서 가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 우리는 11시 좀 넘어 도착해서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거든.
충북 바람이 남긴 여운

밥을 다 먹고 나오니 비가 그쳤더라. 차에 타기 전에 근처 길을 잠깐 걸었는데, 젖은 흙 냄새가 확 올라오는 게 괜히 코끝이 시큰해지더라고. 강아지도 신났는지 물웅덩이를 피해 폴짝폴짝 뛰어다녔어. 이 동네가 충북이라니, 이상하게 좀 안 믿겼지. 이름만 들어도 낯선 곳에서 이렇게 편하게 한 끼 먹을 곳을 찾았다는 게 반가운 우연이었어.
사실 군산 애견 동반 식당을 찾아 헤매던 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하루였어. 다음엔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서 다른 동네도 들러볼까 해. 강아지랑 같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서, 그게 요즘 제일 반가운 변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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