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예보에 없던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지던 날이었어요. 차에 타자마자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더니 충북 방향으로 달리는 내내 유리창을 두드렸죠. 사실 그날은 강원도 쪽으로 발길을 돌이킬까 망설였는데, 문득 ‘요즘 같은 때야말로 사람 북적이는 곳보다 조용한 숲이 낫겠다’ 싶어서 방향을 충북으로 잡았어요.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충북 애견동반 펜션이었습니다. 빗소리 덕분에 오히려 더 운치 있던 하루였어요.
빗소리 맞으며 도착한 숲속 펜션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아지가 먼저 코를 씰룩이며 공기를 맡기 시작했어요. 흙 냄새와 풀 냄새가 섞인 공기가 낯선지 잠깐 멈춰 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마당 쪽으로 팔짝팔짝 달려가더라고요. 데크 위에 올라서서는 발밑에 고인 빗물을 한 번 핥아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꽤 우스웠습니다. 펜션 마당이 넓고 잔디가 잘 관리되어 있어서 목줄을 풀어주면 신나게 뛰어놀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비 오는 날엔 데크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발 닦는 수건은 꼭 챙기시는 걸 권해요. 주차 공간도 건물 바로 앞이라 짐 옮기기가 편했고요.

강아지가 제일 좋아한 건 마당이 아니라 창가였어요
솔직히 마당에서 실컷 뛰게 해줄 생각이었는데, 이 녀석은 실내에 들어가자마자 통창 앞에 딱 붙어 앉더니 밖을 내다보기 시작했어요. 빗줄기가 창에 맺히는 걸 보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게, 마치 영화 한 편 보는 것 같았죠. 저는 그 옆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았어요. 이 펜션이 반려견과 함께하는 분들을 위해 얼마나 신경 썼는지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실내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재질이라 관절 걱정을 덜 수 있었던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충북 애견동반 펜션을 찾는 분들이라면 이런 소소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실 거예요.
다음 날 아침, 안개 낀 숲길 산책

비가 그친 다음 날 아침은 안개가 자욱했어요. 일찍 일어난 강아지가 침대 옆에서 앞발로 제 팔을 톡톡 치길래 결국 같이 나가게 됐죠. 펜션 뒤편으로 난 산책로가 생각보다 잘 정비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어요. 안개 사이로 나무들이 희미하게 보이는 풍경이 꽤나 몽환적이었는데, 정작 강아지는 제 뒤꿈치만 졸졸 따라오면서 이슬 맺힌 풀잎을 자꾸 건드려보려고 했습니다. 아침 산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코스를 꼭 걸어보시길. 다만 이슬이 많으니 신발은 방수가 되는 걸 신으시는 게 좋아요.
충북 여행을 마무리하며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가 뒷좌석에서 곤히 잠들었어요. 창밖으로 스쳐 가는 충북의 들판을 보면서, 다음에는 좀 더 따뜻해지면 다시 와서 마당에서 실컷 뛰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강원도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처음 계획과 달리 충북으로 방향을 튼 건 우연이었지만, 그 우연 덕분에 좋은 곳을 알게 됐어요.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또 한 번 계획에 없던 길로 떠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때도 이 녀석이 창가에 앉아 세상을 구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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