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갑천에서 만난 가을, 그리고 우리 강아지의 첫 물놀이

며칠 전, 광주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했어. “갑천에 요즘 단풍이 끝내주는데, 너희 강아지랑 꼭 와봐.” 마침 날씨도 선선해지고, 집에서만 뒹굴던 우리 강아지가 답답해할 때라서 바로 차를 몰고 달려갔지. 운전대를 잡으며 ‘광주 갑천’ 하면 워낙 유명한 산책 명소라 듣기만 했는데, 직접 가보니 왜 사람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았어.

강아지가 처음 보는 강물에 풍덩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우리 강아지가 코를 땅에 대고 한참을 킁킁거리더라고. 아마 전에 왔던 개들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었나 봐. 잔디밭을 지나 갑천 둑으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앞으로 달려나가더니 강가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거야. 처음 보는 흐르는 물이 신기했던 모양이지. 나는 ‘어쩌지, 혹시 떠밀리면 어쩌지’ 하며 조마조마했는데, 용감하게도 앞발을 푹 담그고는 얼른 빼고, 다시 담그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어. 결국 배까지 살짝 적셨는데, 나중엔 꼬리를 흔들며 나를 돌아보는 표정이 ‘이거 재밌어!’ 하는 것 같더라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사이로 걷는 여유

갑천은 생각보다 폭이 넓고, 산책로가 잘 정리되어 있었어. 중간중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지나가서 가끔은 리드를 짧게 잡아야 했지만, 대부분 여유롭게 걸으며 강바람을 즐기더라고. 우리 강아지는 처음에 자전거 체인이 돌아가는 소리에 놀라서 귀를 쫑긋 세웠는데, 몇 번 지나가니까 금방 적응했어. 주차는 갑천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주말 오후였는데도 자리가 꽤 넉넉했고, 무료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 다만 화장실이 산책로 초입에 하나뿐이라, 급하면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광주 갑천에서 만난 가을, 그리고 우리 강아지의 첫 물놀이

해질녘의 풍경이 선물이었어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강물 위로 노을이 비치면서 갑천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었어. 우리 강아지는 잔디에 엎드려 멍하니 그 풍경을 바라보더라고. 그 순간, 평소에 바쁘게 살아서 이런 작은 행복을 놓치고 있었구나 싶었어. 사람도 개도, 가끔은 이렇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진짜 휴식인 것 같아.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우리 강아지는 젖은 털을 말리느라 뒷좌석에서 쿨쿨 자더라고. 다음엔 다른 동네 개들도 데리고 와서 단체로 물놀이를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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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갑천에서 만난 가을, 그리고 우리 강아지의 첫 물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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