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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창문을 열어도 바람은 후끈하고, 산책 나가려는 우리 강아지조차 아스팔트에 발을 대자마자 주춤했다. “올해는 어디 물놀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지도를 펼치다가 눈에 들어온 곳이 경남이었다. 마침 주말이 비어서,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경남 애견동반 펜션 중에서도 수영장이 딸린 곳을 골랐다. 차에 짐을 싣고 남쪽으로 향하는 내내 옆자리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녀석이 신났다. 아마도 내 마음도 그랬다.
물을 무서워하던 녀석이 처음으로 수영을 했다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펜션 마당에 있는 애견 전용 수영장을 확인하는 거였다. 생각보다 넓었고,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가 깔려 있어 안심이 됐다. 우리 강아지는 어릴 때부터 물을 싫어했다. 목욕만 하려 해도 욕실 구석으로 숨던 녀석이었다. 그래서 수영장 앞에 데려가도 그냥 구경만 하겠지,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가 먼저 발을 담그자 천천히 다가오더니, 앞발로 물을 톡톡 건드렸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몸을 던졌다. 네 발이 물속에서 허둥대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대견했다. 몇 바퀴를 돌고 나서는 아예 물속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꼬리는 내내 물 위에 떠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반려견에게 꼭 필요한 게 뭘까’ 하고. 값비싼 장난감도 좋지만,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함께하는 게 진짜 행복이 아닐까. 펜션 사장님 말로는 이 수영장이 매일 아침마다 물을 갈아서 청결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물 냄새도 깔끔했고, 우리 강아지가 물을 마실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신나서 입을 벌리고 하품을 하더라.
펜션 방 안에서도 꼬리가 쉬지 않았다
수영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자, 우리 강아지는 젖은 털을 털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펜션 내부는 반려견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보였다. 바닥은 강아지 발톱에 강한 원목 마감이었고, 침대 밑에는 애견 전용 방석이 따로 놓여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베란다에 마련된 작은 개인 정원이었다. 밤이 되면 거기서 둘이 앉아 별을 봤다. 시골이라 도시보다 별이 훨씬 많았다. 옆에서 녀석은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코를 골기 시작했다.

주차장도 넉넉해서 차 두고 걱정할 일이 없었고,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서 아침 일찍 한 바퀴 돌기에도 좋았다. 만약 다음에 또 경남 쪽으로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번에 경험한 경남 애견동반 펜션 같은 곳을 다시 찾을 것 같다. 단순히 묵는 곳이 아니라, 우리 강아지가 처음으로 수영을 배운 특별한 공간이었으니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돌아오는 길, 뒷좌석에서 깊이 잠든 녀석을 보며 내가 더 힐링된 기분이었다. 여름의 끝자락이지만, 올가을이나 초겨울에도 한 번 더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풍이 물들면 수영장 대신 마당에서 같이 낙엽을 밟으며 걷는 것도 좋겠다.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 떠나는 순간보다 돌아오는 길에 더 많은 추억을 남긴다. 오늘도 그랬다. 다음엔 어떤 곳에서 꼬리가 흔들릴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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