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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은 유난히 길었다. 아직 쌀쌀한 바람이 불던 어느 주말, 나는 제주 협재 해변의 푸른 파도가 문득 그리워졌다. 하지만 현실은 세종의 한적한 동네. 마침 반려견 코코가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도 어디 좀 갈까?” 혼잣말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바로 지난주 지인이 추천해준 세종 애견동반 카페였다.
협재를 닮은 테라스
사실 협재 해변의 모래와 바다는 당연히 없었다. 대신 그 카페는 널찍한 잔디 마당과 나무 테라스가 인상적이었다. 코코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땅바닥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새로 온 곳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는 모습이었다. 나는 커피를 주문한 뒤 테라스 의자에 앉았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협재 해변에서 느꼈던 그 청량함이 살짝 떠올랐다.

코코는 잔디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다른 손님들의 반려견들과도 인사하며 꼬리를 흔들었다. 한 할머니 댁의 시고르브종 강아지가 코코에게 다가와 코를 맞대자, 코코는 살짝 움찔하며 내 다리 뒤로 숨었다. “겁쟁이야.” 나는 웃으며 코코의 귀를 쓰다듬었다. 그 순간, 협재 해변에서 파도를 보고 놀라던 그날의 표정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주차와 분위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이 카페의 가장 큰 장점은 주차가 편하다는 점이었다. 세종 시내에서 흔히 겪는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 전쟁이 없었다. 카페 앞에 넉넉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짐을 들고 코코를 안고 뛰어다닐 필요가 없었다. 다만, 주말 오후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테라스 자리가 꽉 차서 잠시 기다려야 했지만, 직원분이 친절하게 “반려견과 함께라면 실내보다 테라스가 더 좋을 거예요”라고 안내해주셨다. 그 말에 고마웠다.
커피 맛은 무난했다. 특별히 ‘와!’ 하고 감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반려견과 함께 마실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코코는 내 옆에서 엎드려 쉬다가, 지나가는 새 한 마리를 보고 벌떡 일어나 짖었다. 그 모습에 주변 손님들이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움은 남고, 발걸음은 가볍게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카페를 나섰다. 코코는 차에 오르자마자 금방 잠이 들었다. 아마 잔디밭에서 뛰어놀며 많이 지쳤나 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창 밖으로 세종의 노을이 펼쳐졌다. 협재 해변의 석양과는 또 다른 평온함이었다.
다음 주말에는 또 다른 곳을 찾아볼 생각이다. 세종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애견동반 카페가 몇 군데 더 있다고 들었다. 코코와 함께라면, 낯선 동네도 언제나 새로운 여행이 된다. 그날의 바람과 냄새, 그리고 코코의 꼬리 흔들림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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