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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출발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며 차창에 맺힌 이슬을 닦아내는데, 뒷좌석에서 오도카니 앉아 있던 우리 강아지가 하품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 표정이 참 귀여워서, “야, 우리 오늘 제주 간다” 했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사실 제주 성산일출봉에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경기 근교에서도 괜찮은 곳이 많지만,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에 차를 몰아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 여행의 시작은 다름 아닌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서 보낸 전날 밤이었다. 거기서 우리는 여독을 풀고,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넓은 잔디밭을 마음껏 뛰어놀게 해줬다.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이 강아지 너무 활발하네” 하며 웃으셨는데, 그 말에 뿌듯해 꼬리를 흔드는 녀석을 보니 이번 여행이 더 기대됐다.
제주 성산일출봉, 반려견과 함께 걷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성산일출봉이었다. 사실 성산일출봉은 반려견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로는 반려견과 함께 걸을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리드줄을 채웠다. 우리 강아지는 낯선 풍경에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었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길을 따라 걸으니, 녀석의 귀가 바람에 살짝 흩날렸다. 중간중간 쉬어가는 벤치도 있어서 물도 먹이고, 간식도 꺼내줬다. 주변을 지나던 다른 반려견 보호자분이 “여기 경치 좋죠?” 하고 말을 걸어와서 잠시 수다를 떨기도 했다. 성산일출봉은 반려견과 함께 오르기 좋은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돌계단이 많아서 우리 강아지가 조금 힘들어할까 걱정했는데, 녀석은 오히려 신나서 앞서 걸었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 푸른 바다와 성산의 초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우리 강아지가 내 다리를 긁으며 ‘나도 봤다’는 듯이 짖었다. 참, 제주는 역시 특별하다.
경기로 돌아오는 길, 다시 찾은 애견동반 펜션

제주에서의 이틀은 정말 짧게 느껴졌다. 비행기를 타고 다시 경기로 돌아오는 길, 우리 강아지는 비행기 안에서 잠에 곯아떨어졌다. 집에 도착하기 전, 우리는 다시 경기 애견동반 펜션에 들렀다. 사실 첫날 밤을 보낸 펜션이 너무 좋아서, 돌아오는 길에도 예약을 해둔 거다. 저녁에 도착하니 펜션 마당에는 은은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개울가에서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 우리 강아지는 펜션 방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주인분이 내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제주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했다. 성산일출봉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녀석의 털, 정상에서의 해맑은 표정, 그리고 펜션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모습까지. 여행의 마무리를 이곳에서 하니, 버스 타고 집에 바로 가는 것보다 훨씬 여운이 남았다. 경기에서도 이렇게 반려견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참 고마웠다.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 아마도 강원도 쪽으로 가서 또 다른 펜션을 찾아볼 생각이다. 하지만 이번 제주 성산일출봉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우리 강아지가 처음 바다를 보고 신나 했던 순간, 그리고 경기에서의 따뜻한 밤이 있기에 더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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