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가을, 그리고 동백이의 첫 바다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좀 엉뚱했다. “서울 반려견 동반 카페는 이제 좀 질렸어. 바다나 보러 가자.” 평소엔 도심 속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는 걸로 만족하던 내가, 갑자기 충남 쪽으로 차를 몰고 나가자고 한 거다. 동백이(우리 집 7살 말티즈)는 뒷좌석에서 창밖으로 코를 내밀고, 바람 냄새를 맡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아마 ‘어디로 가는 거지?’ 싶었겠지만, 그 표정이 너무나도 신나 보여서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났다.

처음 도착한 곳은 태안 근처의 작은 마을. 사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미리 알아본 충남 애견동반 펜션이었다. 인터넷에서 후기를 찾아보니 마당이 넓고, 바닷가까지 걸어서 5분 거리라고 해서 바로 예약했던 곳이다.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동백이가 마당 여기저기 냄새를 맡으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보통 카페에서는 의자 밑에 숨거나 무릎 위에서만 가만히 있는 녀석이, 이곳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풀밭 위를 데굴데굴 구르고, 낯선 풀 냄새에 코를 박고 한참을 킁킁거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아, 얘도 역시 개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주차도 펜션 앞에 바로 할 수 있어서 짐 옮기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첫날 저녁, 바닷가 산책

날이 저물어갈 무렵, 펜션 주인장이 “지금 바닷가에 가면 노을이 예뻐요”라고 귀띔해줬다. 동백이에게 하네스를 채워주고 바닷가로 걸어갔다. 모래사장에 발을 디디자마자 동백이는 잠시 멈칫했다. 파도 소리가 처음인지,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용기를 내서 앞발로 모래를 푹푹 찍었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러다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파도가 밀려오자 살짝 놀라 뒤로 물러서길 반복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찬 바닷물을 밟으며 동백이를 따라 걸었다. 그 순간, 서울에서의 바쁜 일상이 모두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사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아이가 편안한가’라는 점이다. 이번에 다녀온 충남 애견동반 펜션은 방 안에 강아지 전용 담요와 밥그릇이 준비되어 있었고, 울타리가 낮아서 동백이가 혼자서도 마당을 드나들 수 있었다. 밤에는 펜션 앞에서 작은 바비큐 파티를 했는데, 동백이는 그 옆에 누워서 연기 냄새와 고기 냄새를 번갈아 맡으며 잠이 들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이번 여행, 참 잘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산책과 작은 카페

충남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가을, 그리고 동백이의 첫 바다

아침 일찍 눈을 뜬 동백이와 함께 다시 바닷가로 나갔다. 새벽 바다는 고요하고, 갈매기 몇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동백이는 어제보다 훨씬 자신 있게 물가까지 걸어가서 발을 적셨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을 입구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렀다. ‘반려견 동반 가능’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어서 안심하고 들어갔다. 카페 주인 할머니가 동백이를 보며 “아이고, 우리 강아지 닮았네”라며 개껌 하나를 건네주셨다. 그런 사소한 인심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동백이는 깊이 잠들어 있었다. 아마 꿈속에서도 모래사장을 달리고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충남 여행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다. 다음번엔 다른 계절에 다시 와서, 동해 쪽도 한번 가보고 싶다. 그때는 동백이가 또 어떤 새로운 표정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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