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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어쩐지 부산이 급히 보고 싶어졌다. 원래 계획은 강원도였는데, 친구가 우연히 보내준 바닷가 펜션 사진 한 장이 마음을 확 돌려놨다. “여기, 강아지랑 묵을 수 있대.” 그 한마디에 바로 예약했다. 그렇게 우리는 주말을 앞두고 급하게 짐을 싸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마침 찾은 곳이 바로 부산 애견동반 펜션 중에서도 바다가 바로 코앞인 곳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차 문을 열었는데, 바닷바람이 짭조름하게 코를 간질였다. 우리 강아지 노리는 처음 보는 바다 내음에 코를 벌름거리며 차에서 뛰어내렸다. 펜션 마당에 들어서자 잔디가 푸르렀고, 곳곳에 강아지용 배변 봉투가 비치되어 있었다. 방 안에도 반려견 전용 담요와 물그릇이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아, 여긴 진짜 반려견을 생각했구나’ 싶었다.

노리가 처음 만난 바다
짐을 풀자마자 바로 해변으로 나갔다. 사실 부산 바닷가는 사람이 많을까 봐 걱정했는데, 선택한 펜션 앞 해변은 한적해서 다행이었다. 노리는 모래 위에 발을 내딛자마자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신난 듯 앞발로 모래를 헤집기 시작했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뒤로 깡충깡충 뛰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한참을 그렇게 뛰놀다가 지친 노리는 제 발로 내 무릎 위로 올라와 털썩 엎드렸다. 바다를 처음 본 강아지의 그 순수한 호기심과 기쁨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 여행은 이미 성공이었다.
저녁에는 펜션에서 제공하는 바비큐 그릴을 빌려서 간단히 고기를 구웠다. 노리는 구수한 냄새에 꼼짝 않고 내 발치에 누워 있다가, 고기 한 점이 떨어지면 재빠르게 받아먹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다른 손님들도 강아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서로 눈인사하며 “얼마예요?” 하고 묻는 게 왠지 동네 이웃 같았다. 이곳 부산 애견동반 펜션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런 아늑한 분위기인 것 같다.

해운대와 광안리 사이, 우리만의 작은 쉼터
둘째 날 아침, 일부러 일찍 일어나서 광안대교가 보이는 산책로를 걸었다. 노리는 아침 이슬에 젖은 풀밭을 신나게 달렸다. 그러다 갑자기 앉아서 멀리 바라보는 자세를 취했는데, 마치 풍경을 감상하는 것 같았다. 주차장이 협소할까 봐 걱정했는데, 펜션 전용 주차장이 넉넉해서 차 대기도 편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변에 강아지 동반 가능한 카페가 생각보다 적어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없었다. 그래도 펜션 자체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굳이 나가지 않고도 하루 종일 강아지와 뒹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떠나는 날, 노리는 차 문 앞에 서서 한참을 뒤돌아봤다. 아마도 그 바닷바람과 모래의 촉감이 기억에 남았나 보다. 나는 핸들을 잡으며 다음에는 강원도 동해 쪽도 한번 가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번 부산에서의 기억이 오래가길 바라며 뒤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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