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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대구에 왔다. 사실 이번 여행은 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었다. 제주 협재 해변에서 흩날리던 모래 알갱이와 짠내를 아직도 꼬마 녀석이 기억할까? 그 바닷바람을 대구의 봄바람에 살짝 섞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대구 애견동반 펜션을 하나 골랐다. 평소에는 대구가 그냥 큰 도시라고만 생각했는데, 강아지랑 함께 가려니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왔다. 도착하자마자 펜션 앞마당에 펼쳐진 잔디밭에 꼬마 녀석이 코를 박고 냄새를 맡더니, 꼬리를 하늘 높이 치켜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마치 “여긴 내 땅이야!”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대구의 봄, 강아지와 함께 걷다
펜션에서 조금만 걸으면 작은 공원이 나왔다. 벚꽃이 한창이었다. 강아지가 꽃잎이 떨어지는 길을 걸으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귀여웠다. 바람 한 줄기 불면 꽃잎이 하늘하늘 날리는데, 녀석이 그걸 잡으려고 폴짝폴짝 뛰는 게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개가 조금 긴장하는 기색 없이 편안해 보였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천천히 걷는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주차는 펜션 앞에 자리가 넉넉해서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공원 입구에 음수대가 하나 있었는데, 사람 전용이라 강아지 물은 따로 챙겨야 했다.
저녁이 되자 펜션으로 돌아와 작은 바비큐를 준비했다. 강아지는 내 옆에 앉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고기 굽는 냄새에 코를 벌름거리며 꼬리를 흔드는데, 그 모습이 왠지 협재 해변에서 바다 내음에 코를 벌름거리던 때와 겹쳐 보였다. 그때는 파도 소리가 배경음이었다면, 지금은 대구의 고요한 밤공기가 배경이었다. 다른 곳에 와도 결국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건, 바로 이 녀석의 존재 자체인 것 같다.

마무리는 펜션 안에서
밤이 깊어지자 강아지는 침대 밑에 자기만의 둥지를 만들고 꼬리를 말고 잠이 들었다. 나는 창밖으로 대구의 불빛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정리했다. 만약 이곳이 제주였다면 협재 해변의 밤바다가 보였을 텐데, 대구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어디에 가든, 이렇게 함께 누워 있으면 모든 게 괜찮아진다. 다음에는 또 어떤 도시에서 이 녀석과 함께할까. 아마도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곳을 찾아다닐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대구 애견동반 펜션에서 느꼈던 이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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