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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으로 가는 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성숙한 벼 이삭들이 유난히 노래 보이던 가을 아침이었어요. 사실 이번 여행은 계획된 게 아니었어요. 평소에도 산을 좋아하는 우리 강아지가 마당에서 낙엽을 뒤집어쓰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 아이한테 진짜 가을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스쳤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짐을 챙겨 충남 애견동반 펜션을 알아보기 시작했죠. 운 좋게도 예약이 가능한 곳이 있어서, 바로 출발했습니다.
첫 만남, 그리고 낙엽 속으로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강아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바닥에 대고 킁킁거리기 시작했어요. 낯선 땅의 냄새가 궁금한가 봐요. 잠시 짐을 풀고 근처 등산로로 향했는데, 첫발을 디디는 순간 우리 아이가 잠시 멈춰 서서 앞을 바라보더라고요. 쌓인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한참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어요. 잠시 후, 마치 ‘이거 뭐야?’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저를 쳐다보는 그 눈빛이 아직도 생생해요.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우리 아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어요. 평소 동네 산책에서도 리드줄을 팽팽하게 당기던 아이가, 이 넓은 공간에서는 오히려 제 옆에 찰싹 붙어서 걸었어요. 가끔 멀리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면 고개를 갸웃하며 소리의 방향을 살피고, 다시 제 다리 곁으로 돌아오곤 했죠. 그 모습이 참 귀여우면서도, 반려견에게 넓은 자연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해줬어요.
산 위에서의 점심, 그리고 소소한 팁
정상 부근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어요.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간식을 꺼내는 순간, 우리 아이는 벌써부터 입맛을 다시며 앞발로 제 무릎을 톡톡 치더라고요. 주변에 다른 등산객이 없어서 리드줄을 살짝 풀어줬더니, 낙엽 위에 코를 묻고 뒹굴며 행복해했어요. 그렇게 한 30분 정도를 그 자리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냈어요. 사람도 이렇게 좋은데, 강아지 입장에서는 얼마나 더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죠.
여기서 하나 꿀팁을 드리자면, 가을철 산행은 아침 이슬이 마르고 나서 10시쯤 출발하는 게 좋아요. 너무 이르면 땅이 축축해서 강아지 발바닥이 금방 더러워지고, 너무 늦으면 해가 짧아져서 하산할 때 어두워질 수 있어요. 그리고 주차장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거리를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아요. 저희가 묵은 충남 애견동반 펜션은 다행히 등산로 입구와 가까워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산책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이 점이 정말 큰 장점이었어요.

돌아오는 길, 뿌듯한 피로
하산하는 길에 우리 아이는 지친 건지, 아니면 아쉬운 건지 발걸음이 조금 느려졌어요. 그래도 눈빛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죠. 펜션에 돌아와서 물을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제가 짐을 정리하는 동안에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따라다녔어요. 저녁에는 펜션 마당에서 별을 보며 막국수를 먹었는데, 우리 아이는 제 옆에서 곤하게 잠이 들었어요. 가끔 꿈을 꾸는지 발을 움찔움찔하는 모습을 보니, 오늘 하루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짐작이 가더라고요.
다음 날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안개 낀 산능선을 바라보면서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어쩐지 우리 아이도 그 풍경을 같이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짧은 일정이었지만,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이 이렇게 특별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이번에는 충남이었지만, 다음에는 강원도나 전라도 쪽으로도 가보고 싶어요. 우리 아이가 또 어떤 새로운 표정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아직 가을이 끝나지 않았으니, 또 한 번 짐을 싸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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