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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로 가는 길에 울산에 하루를 묶기로 한 건, 순전히 바람 때문이었다. 늦가을인데도 남쪽 바다 바람은 아직 따뜻했고, 창문을 반쯤 내린 차 안에서 우리 강아지 코코가 앞자리와 뒷자리를 오가며 콧김을 뿜어대고 있었다. 평소엔 차 멀미를 하는 녀석인데, 그날은 유난히도 창밖 풍경에 정신이 팔린 모양이었다. 하루쯤 쉬어가자, 그렇게 해서 찾은 곳이 바로 울산 애견동반 펜션이었다.
바다 냄새에 코가 당겨지는 오후
울산 애견동반 펜션에 도착했을 때, 코코는 차 문이 열리자마자 바닥에 코를 박고 열심히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아마도 앞마당 풀밭에 쌓인 바다 내음과 낙엽 냄새가 꽤나 흥미로웠던 모양이다.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미리 준비해두신 배변패드와 물그릇을 보며, 이런 디테일이 반려인 마음을 사로잡는구나 싶었다.

우리가 묵은 방은 2층이라 베란다에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코코는 처음 보는 풍경에 한동안 베란다 난간에 앞발을 올리고 멍하니 서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면 귀가 뒤로 젖혀지는데, 그 모습이 우스워서 몇 번이고 사진을 찍었다. 저녁엔 근처 산책로를 따라 걸었는데, 가로등 불빛 아래서도 코코는 리드줄을 팽팽하게 당기며 앞서갔다. 평소엔 얌전한 녀석이 이렇게 활발해질 줄은 몰랐다.
아침에 마주한 풍경과 작은 팁
다음 날 아침, 베란다에 나가자 안개가 걷히며 거제도 쪽 바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코코는 내 무릎에 앉아 한참을 바다만 바라봤다. 강아지도 풍경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울산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좋았던 점은, 방마다 출입문이 따로 있어서 다른 반려견들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는 거였다. 그리고 주차 공간이 넓어서 짐을 옮기기도 편했다.
아침을 먹은 뒤엔 펜션 뒤편에 있는 작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봤다. 코코는 흙길을 밟는 걸 무척 좋아해서, 아침 내내 꼬리를 흔들며 앞서갔다. 중간중간 돌아보며 내가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반려견과 함께라면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여행의 전부가 되는 것 같다.

떠나기 전, 잠시의 여유
체크아웃 전에 마당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코코는 내 발 옆에 엎드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물어뜯고 있었다. 여행 중엔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반려견에게는 큰 행복인가 보다. 울산 애견동반 펜션에서의 하룻밤은 짧았지만, 코코에게도 나에게도 아주 충만한 시간이었다.
다음엔 가을이 끝나기 전에, 이번엔 남해 쪽으로 한 번 더 내려가 볼 생각이다. 그때도 이런 좋은 펜션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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