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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같이 부산을 출발했어요.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경남의 푸르른 산등성이를 보는데, 뒷좌석에서 고개를 내밀고 바람을 쐬는 우리 아이의 콧잔등이 유난히 촉촉해 보이더라고요. 사실 이번 여행은 저희 집 댕댕이한테는 처음 있는 장거리 여행이었어요. 그래서 더 꼼꼼하게 찾아봤죠. 마당이 넓은 곳, 그리고 조용한 곳. 그렇게 고르고 고른 경남 애견동반 펜션에 도착한 건 오후 한 시가 조금 넘어서였어요.
첫인상은 역시 마당이었어요

문을 열자마자 반긴 건 넓은 잔디 마당이었어요. 우리 강아지는 네 바퀴가 땅에 닿자마자 한 바퀴 힘차게 뛰더니, 앞마당을 종횡무진 누비기 시작했어요. 개가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다면 진작 데려올 걸 그랬어요. 평소에는 집 안에서만 생활해서 그런지, 흙냄새를 맡고 풀잎을 입에 무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어요. 펜션 주인장께서 미리 준비해주신 배변패드와 물그릇이 방 안에 가지런히 놓여 있더라고요. 이런 사소한 배려가 참 반가웠어요. 그리고 저희 방에서 마당까지 바로 통하는 문이 있어서, 밤에도 아이가 밖에 나가고 싶어 하면 맘 편히 열어줄 수 있었어요.
저녁엔 바베큐, 그리고 아이의 낮잠
해가 지고 나서는 바베큐를 했어요. 저희가 고기를 굽는 동안 우리 강아지는 그 옆에 낮은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아서 구수한 냄새를 맡고 있었어요. 평소에는 식탐이 많은 편인데, 이날은 의외로 조용히 옆에 엎드려 있다가 제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었어요. 아마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다녀서 그런가 봐요. 불빛 아래에서 코를 고는 아이를 보니, 이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참고로 이 펜션은 바베큐 그릴과 식기, 심지어 숯까지 다 포함된 상품이었어요. 별도로 챙길 게 없어서 정말 편했어요. 주차장은 펜션 바로 앞이라 짐 옮기기도 수월했고요.

아침 산책은 그야말로 힐링이었죠
이튿날 아침, 펜션에서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산책로를 걸었어요. 개울가를 따라 난 길이라 아침 공기가 너무 좋았어요. 우리 강아지도 평소에는 리드줄을 팽팽하게 당기며 앞서가는데, 이날은 가끔 멈춰 서서 물소리를 듣고,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쳐다보고, 또 제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걸었어요. 개도 이런 걸 느끼는구나 싶었죠. 그렇게 40분쯤 걸었나? 펜션으로 돌아와 마당에 놓인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우리 강아지가 옆에 엎드려서 눈을 지그시 감고 바람을 맞고 있더라고요. 아마 이 순간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렇게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덕분에, 사람 많은 관광지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전혀 없었어요.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곤히 잠든 아이를 보면서 이번 여행이 참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딱 이틀이었지만,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고, 저도 쉬어가고. 사실 저희처럼 주말에 짧게 다녀오기 좋은 경남 애견동반 펜션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거든요. 다음엔 가을에 단풍 구경하면서 또 다른 곳을 찾아가 보고 싶어요. 그때는 저희 아이도 이번처럼 신나게 뛰어다니겠죠? 그날을 기약하며, 오늘의 기록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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