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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에 내려간 건,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기가 운영하는 작은 전시회 때문이었다. 안동에서 열린 그 전시회를 보고 나서, 시간이 꽤 남길래 우리 강아지 루이와 함께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사실 처음엔 그냥 커피 한잔 하고 올라올 생각이었는데,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길을 걷다 보니 하룻밤쯤 더 머물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 급하게 찾아본 경북 애견동반 펜션이 하나 있었는데, 마침 대천 바닷가 근처라기보다는 조용한 산골에 자리 잡은 곳이었다. 그래, 이번에는 산과 바다, 두 가지를 다 느껴보자 싶어 짐을 풀었다.
펜션 마당에서의 첫인사, 그리고 대천으로

도착한 펜션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방에서 나오면 바로 연결되는 잔디 마당이 있었는데, 루이가 그 냄새를 맡자마자 꼬리를 흔들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주인장분이 직접 기르는 시고르브 잡종견이 먼저 다가와 코를 맞대더라. 루이는 처음엔 긴장했는지 꼬리를 다리 사이에 넣고 있었는데, 잠시 후엔 서로 뛰어놀며 금세 친구가 됐다. 저녁엔 펜션에서 제공해 주는 바비큐 세트를 마당에서 구웠다. 루이는 고기 냄새에 넋을 놓고 구경하다가, 제 몫으로 나온 닭가슴살을 맛있게 먹었다. 밤하늘에 별이 정말 또렷했는데, 도시에선 보지 못하던 풍경에 나도 루이도 한참을 하늘만 바라봤다.
다음 날 아침, 날씨가 너무 좋아서 대천해수욕장까지 한번 다녀왔다. 경북에서 충남까지 차로 꽤 걸렸지만, 차 안에서 루이가 창밖 풍경을 구경하느라 조용해서 운전하기 편했다. 대천해수욕장은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구역이 따로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사람도 많지 않고 바람도 시원해서 좋았다. 루이는 처음 보는 바다를 보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파도가 밀려오자 놀란 듯 뒤로 물러서더라. 몇 번을 그러다가 결국엔 발만 살짝 적시고, 모래 위를 신나게 달렸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런 순간 때문에 여행을 오는 건가 싶다.
돌아오는 길, 그리고 다음 여행을 꿈꾸며

대천에서 다시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 루이는 차에 오르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아마 하루 종일 뛰어다니느라 지쳤나 보다. 펜션에 도착해서도 저녁밥을 먹다 말고 제 방석에 가서 뒹굴었다. 그렇게 피곤한데도 눈만 뜨면 또 나가자고 조르는 걸 보면, 강아지들은 정말 에너지가 무한한가 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건데, 경북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는 마당이 넓은 곳이 최고인 것 같다. 루이처럼 활동적인 강아지에겐 방 안에서 놀게 하는 것보다, 밖에서 맘껏 뛰어놀게 해주는 게 훨씬 스트레스 해소에 좋더라. 그리고 대천해수욕장처럼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관광지가 가까우면 일정 짜기에도 편했다. 주차장에서 해변까지 거리가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캐리어에 루이를 태우고 천천히 걸어가니 괜찮았다.
이번엔 경북에서 시작해 충남 바다까지 다녀왔는데, 다음에는 강원도 쪽으로 가서 산속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가 보고 싶다. 루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어디를 가도 특별하다. 이번에 함께 만들어둔 대천의 추억을 마음에 담고, 또 다른 길을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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