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애견동반 펜션을 찾아 떠난 건, 한참 전부터 계획해온 일이었다. 제주 협재 해변에서 강아지와 함께 걷던 그날의 풍경이 유독 그리워지는 날씨라 그랬다. 창밖으로 보이는 봄볕이 따사로워서일까, 아무튼 나는 우리 강아지 코코와 함께 짐을 챙겨 충남으로 향했다.
사실 충남에서 제주 협재 해변의 감성을 느끼는 건 무리일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곳 펜션의 마당에서 바라본 서해의 수평선은 그날의 협재와 참 닮아 있었다. 코코는 처음 보는 넓은 마당을 한 바퀴 훑고는 곧바로 잔디 위에 뒹굴었다. 냄새를 맡고, 또 맡다가, 이내 배를 까고 누워 햇살을 쬐는 모습이 그냥 웃음이 나왔다.
바다와 마주한 오후
펜션에서 걸어서 10분쯤 내려가면 조용한 해변이 나온다. 제주 협재처럼 투명한 물은 아니었지만, 그 대신 아늑한 포근함이 있었다. 코코는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뒤로 물러서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용기를 냈는지 앞발로 물장구를 치며 좋아했다. 흰 파도가 발목을 감쌀 때마다 코코의 꼬리가 시속 100km로 흔들렸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바다는 어디에 있든 강아지에게는 그저 신나는 놀이터라는 걸 깨달았다.

펜션에 돌아와서는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봤다. 코코는 젖은 몸을 털고는 내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햇살과 바람을 함께 맞았다. 그 순간, 이곳이 충남 애견동반 펜션의 매력이라는 걸 실감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틀의 시간이지만, 그 시간의 밀도가 참 깊다. 우리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충만한 오후를 보냈다.
저녁 산책의 발견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펜션 주변으로 저녁 산책을 나섰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낮은 담장 너머로 감귤밭이 보였고, 그 뒤로는 노을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코코는 평소 산책 때보다 훨씬 느긋했다. 아마도 낯선 동네의 향기와 바닷바람이 섞인 공기가 그를 편안하게 했나 보다.
이렇게 조용한 저녁 산책이 가능하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고, 사람들도 여유로워서 반려견과 천천히 걸어 다니기에 좋았다. 가끔 지나가는 할머니가 “강아지 참 귀엽네” 하고 말을 걸어주시는 것도 그날의 기분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여행에서 중요한 건 화려한 볼거리가 아니라, 이런 소소한 인연과 풍경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밤의 펜션,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밤이 되자 펜션 마당에 불이 켜졌다. 코코는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었다. 하루 종일 달리고, 구르고, 바다에 뛰어들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나는 그런 코코의 등줄기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하루를 돌아봤다. 제주 협재의 그날처럼, 충남의 바다도 우리에게 참 좋은 하루를 선물해 주었다.
다음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전국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렌다. 아마 다음엔 동해 쪽으로 가 볼까. 그곳의 바다는 또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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