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폭풍우와 우리 댕댕이의 첫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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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제주에 도착했다.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쏟아지는 소나기에 살짝 당황했지만, 어차피 이번 여행의 목적은 맑은 하늘이 아니라 우리 댕댕이와의 시간이니까. 짐을 풀고 예약해둔 제주 애견동반 펜션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 강아지 코코가 현관부터 꼬리를 흔들며 펜션 마당을 한 바퀴 휘젓고 다녔다. 비 냄새와 흙냄새가 섞인 공기를 맡으며 코코는 완전히 제 집 같은 표정이었다.

비 개인 오후, 앞산으로

제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폭풍우와 우리 댕댕이의 첫 등산

펜션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비가 그쳤다. 창밖으로 보이는 앞산이 온통 초록으로 젖어 있었다. “코코, 산책 가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코코는 현관 앞에서 폴짝폴짝 뛰며 준비를 재촉했다. 제주 애견동반 펜션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바로 이런 여유로운 동선이었는데, 펜션 바로 뒤편에 등산로 입구가 있어서 차를 타지 않고도 걸어서 출발할 수 있었다.

앞산 등산로는 생각보다 완만했다. 흙과 자갈이 섞인 길이라 장마철이라도 미끄럽지 않았고, 중간중간 나무 그늘이 있어서 강아지 발바닥이 뜨거워질 걱정이 없었다. 코코는 처음 보는 산길에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몇 걸음 걷다 보니 금방 리드를 앞으로 당기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특히 풀숲에서 뭔가 냄새를 맡을 때마다 꼬리가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게 너무 귀여웠다. 이 녀석,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정상에서 만난 바람

제주 애견동반 펜션에서 맞이한 폭풍우와 우리 댕댕이의 첫 등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대략 40분 정도 걸렸다.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서 코코에게 물을 먹이고, 내가 숨을 고르기에도 좋았다. 정상에 도착하자 제주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그 사이로 초록빛 들판이 넓게 깔려 있었다. 코코는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갑자기 짖기 시작했다. 아마도 자기 인생에서 처음 보는 풍경에 감탄한 게 분명하다.

돌아오는 길은 내리막이라 코코가 더 신나했다. 발이 짧은 녀석이 계단을 내려올 때는 앞발과 뒷발이 엉켜서 살짝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며 잘 내려왔다. 펜션에 도착해서 코코의 발을 씻겨주는데, 발바닥 사이사이에 흙이 잔뜩 끼어 있었다. 그걸 닦아주며 문득 생각했다. 이런 일상의 소소한 돌봄이 여행의 진짜 의미라는 걸. 제주 애견동반 펜션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이런 데 있는 게 아닐까.

마지막 날, 코코는 펜션 마당에서 뒹굴며 아쉬움을 달랬다. 다음에는 오름에 도전해볼까? 아니면 우도에 가서 바닷길을 걸어볼까? 제주에는 아직 우리 둘이 함께 가볼 곳이 이렇게나 많이 남아 있다. 체크아웃을 하면서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할 때, 코코가 다시 꼬리를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제주, 그리고 이 펜션. 우리는 분명 다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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